▲ 피투엘이디큐브의 이재하 대표.(사진제공=피투엘이디큐브) © 한국건축신문 | | 낮에는 태양빛에 잠겨 은근한 존재감을 드러내던 도시의 건물들은 밤이 되면 형형색색 조명을 두르고 앞다투어 다채로운 빛을 뿜어낸다. 밤이 아름다워질수록 손은 분주해지는 이들 덕분이다. 피투엘이디큐브의 이재하 대표도 그들 가운데 하나다. 그는 오늘도 빛을 스케치하며 밤의 구석구석을 빛으로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다. “화려하게 연출된 LED조명을 보면서 다들 조명디자이너를 멋있다고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은 매우 고된 직업이다”라고 운을 뗀 이재하 대표는 2014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상암 MBC 신사옥, 타워팰리스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건축물들의 조명설계를 맡아 온 16년차 조명디자이너다. 상암 MBC 신사옥은 서울시가 주최한 지난 ‘제4회 서울특별시 좋은빛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좋은 빛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이재하 대표는 “우리 업계에서 하는 얘기가 있다. 일한 지 10년이 되면 ‘이제 줄 좀 긋겠네요’, 20년 되면 ‘이제 좀 보이시나 봐요’, 30년 되면 ‘할 만큼 하셨네요’다. 그만큼 많은 빛 경험은 빛이 공간에서 어떻게 구현되는가를 익히는 데 도움을 준다”며 경험이 좋은 디자인을 위한 하나의 요소임을 강조했다. 이재하 대표는 좋은 빛을 디자인하기 위해 프로젝트 공간을 수십번씩 머리에 그리고 손으로 스케치한다. “디자이너 중에 자기 작품을 완벽히 만족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는 결과보다는 과정에 더 비중을 두어 완성도를 평가한다. 그 프로젝트에 얼마나 시간 할애를 해서 머리로 생각한 바를 손으로 표현하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며 좋은 빛은 만드는 과정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그가 빛을 만드는 첫 과정은 바로 도면을 머릿속에 입체화하여 공간을 세우고 상상으로 그 공간을 걸어 다니며 디자인 콘셉트를 구상하는 것이다. 다음은 동선을 따라 이 공간이 어떻게 보여야 되는가를 생각하며 공간의 이야기를 만든다. 여기서 건축이 원하는 이야기와 조명이 원하는 이야기의 절충점을 계속해서 찾아 간다. 초반에는 건축가들의 조명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다소 부족해 커뮤니케이션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재하 대표는 “사람들은 공간에 있어 조명의 역할에 대해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밝게만 하면 되는 게 아니냐고 쉽게 얘기하지만 빛은 마치 공기처럼 우리의 생활 속에 녹아있어 필수적인 요소임에도 그 존재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어떤 소재를 사용해 어떻게 설치해야 최상의 효과가 나오는지를 끊임없이 테스트하며 조명디자인을 완성해 나간다. 아울러 이재하 대표는 조명디자인에서 대중성도 간과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첨단 건축 기법과 예술적 표현을 공간에 담더라도 그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비전문가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공간에 빛을 불어넣는 그는 밤낮없이 활발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지만 나이 쉰이 되면 자유롭게 낚시를 하고 다니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디자이너의 감각은 젊을 때 보다 창조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나중에는 크리에이티브한 젊은 친구들을 지원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피투엘이디큐브는 2005년에 설립된 조명디자인 전문 업체로 부산 벡스코, 세종시 정부 청사등 국내 프로젝트뿐 아니라 상하이 엑스포, 아부다비의 SHEIKH ZAYED 타워, 아제르바이젠의 AZERSU 빌딩 및 올림픽경기장 등 유수의 해외 프로젝트를 맡아 성공적으로 완성함으로써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 한국건축신문 방현정 기자 news@architecturenews.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