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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LED조명업체 간의 ’양극화 현상‘ 원인은 무엇일까?
“LED조명업계에 부는 ‘기술주도형 불황’이 업체 간 매출 실적의 차이 유발”
한국건축신문 기사입력  2016/06/07 [16:34]

▲ ‘Light + Building 2016'에 참가한 해외 조명업체의 부스 전경. (사진=김중배 大記者)     © 한국건축신문

 

 

새해 들어서도 세계의 LED조명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M&A가 공개, 비공개적으로 더욱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올해 국내에서도 250억원에 이르는 돈이 오고가는 LED조명업체 M&A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모두 잘 나가는 LED조명 업체들과 그렇지 못한 LED조명 업체들 간의 ‘양극화’가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LED조명업계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런 ‘양극화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편집자주>

 

 

LED조명 ‘기술’이 너무 빨리 바뀌어 업체들 투자 비용 회수 못해
LED조명 등장으로 ‘조명이 전자산업화’하며 비즈니스 틀도 변화
스마트폰처럼 신제품 계속 만들고 광고로 수요창출하는 것이 해법

 


어느 나라를 가든 LED조명 사업을 하는 경영자를 만나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다. “LED조명 사업을 하기는 하는데, 이상하게도 돈은 안 벌린다”는 것이다. 이런 사정은 한국은 물론,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를 가도 대동소이하다.


해외 조명전시회를 취재하러 가서 외국에서 온 기자를 만나 “당신네 나라에서는 LED조명 사업으로 크게 성공한 업체가 있느냐?”고 물어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기자가 “글세, 그런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고 대답한다.


물론, 예외는 있다. 일본의 니치아, 미국의 크리, 대만의 에버라이트나 렉스타, 중국의 MLS 같은 업체들은 “LED조명 사업으로 잘 나간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부분이 LED조명에 관한 원천기술을 갖고 있거나, 높은 경쟁력으로 시장점유율이 높거나, 적절한 품질과 가격으로 바이어들을 많이 확보했거나 한 업체들이다.


이런 일부 업체를 제외한 업체들은 거의가 사정이 비슷비슷하다. 신기술, 신제품들이 나올 때마다 쫓아가기 바쁘다. 끊임없이 신제품을 만들긴 하지만 다른 업체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면서 가격으로 경쟁을 한다. 이런 업체들 사이에서 나오는 말이 앞에서 예로 든 “LED조명 사업을 하기는 하는데, 돈은 안 벌린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LED조명 사업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이야기는 1997년 일본의 니치아에 근무하던 나카무라 슈지 교수가 백색LED조명을 발명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마도 1997년은 세계 조명 역사상 3번째로 중요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1879년 미국의 토마스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제1차 발명)하고, 1930년대에 형광램프가 발명(제2차 발명)된 이후 가장 중요한 새로운 광원으로 손곱히는 백색LED가 발명(제3차 발명)된 해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작은 화학 업체인 니치아에서 근무하던 나카무라 슈지 박사가 우연히(?) 청색LED와 야그(YAG)를 결합해서 흰색의 빛을 내는 백색LED를 발명한 것은 조명의 프레임과 역사를 단번에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로부터 19년이 흘렀다. 이제 내년이면 백색LED가 발명된 지도 20년이 된다. 지난 20년 동안 전 세계의 조명업체들은 백색LED를 조명에 적용하기 위한 싸움을 계속해 왔다. 그 결과, 지금 LED는 조명의 주류(主流)로 자리를 잡게 됐다.


그렇다면, 백색LED조명의 등장은 세계 조명산업과 조명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LED조명이 도입되던 초기, 언론매체에서는 “어떤 업체가 LED조명 사업에 진출해서 매년 몇 배에 이르는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기사를 쉽게 볼 수가 있었다. 그러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말을 들었던 LED조명 사업에 진출했던 업체들은 어떤 소득을 올렸을까?


사실,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다. 백색LED가 등장한 이후 어쨌든 세계의 조명산업과 조명시장의 중심은 백열전구+형광램프 조명에서 LED조명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수도 없이 많은 새로운 업체들이 LED조명 사업을 하겠다고 조명시장에 뛰어들었다. 이것만 봐도 LED조명이 세게의 조명산업과 조명시장을 바꾼 것만큼은 부정할 수가 없다.


그러니 LED조명이 세계 조명의 프레임을 바꾸고, 제조와 소비의 패턴을 바꾼 것은 분명하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기술이 세상을 바꿨다는 점에서 이것은 기술의 진보인 동시에, 산업과 사회, 사람들의 삶을 바꿨다고 해서 조금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LED조명의 미스터리, 돈을 번 업체가 없다?


문제는 “백색LED조명의 등장과 함께 LED조명 사업에 진출했던 수많은 업체들, 그리고 그 업체들의 총합인 세계의 조명업계가 어떻게 됐느냐?” 하는 점이다.


물론, LED조명 사업에 뛰어들어서 새롭게 성공의 기회를 잡은 업체들도 없지는 않다. 지난 20년 동안 저렴한 가격의 조명기구를 세계 조명시장에 쏟아내면서 막대한 매출을 올렸던 중국의 조명업체들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또한 앞에서 예로 들었던 니치아와 크리 같이 LED조명 기술을 선점해서 단기간에 세계적인 조명 기업으로 발돋움한 기술주도형 업체들도 LED조명으로 성공의 기회를 잡은 업체라고 할 수가 있다.


중국의 MLS와 같이 적당한 품질에 적절한(저렴한) 가격으로 세계 조명시장의 판을 바꾼 업체들도 LED조명의 수혜자들 중 하나라고 할 수가 있다.


왜냐 하면, 이런 업체들이 만일 LED조명이 등장하지 않았더라면, 지난 100년 이상 세계 조명시장을 지배해 온 소위 ‘빅 스리(Big Three : 오스람, 필립스, GE라이팅)’와 대적할 생각조차 감히 하기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LED조명이 등장하기 전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일들이 LED조명이 등장하면서 가능한 일이 되었고, 그 결과 LED조명을 축으로 잘 활용한 업체들은 세계 조명시장의 판을 바꾸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런 ‘LED조명 성공의 신화’는 그 사례가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오히려 이런 소수의 ‘LED조명 성공 신화’의 뒤에는 더 많은 실패의 사례들이 널려 있다.


그 결과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조명업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그동안 LED조명 사업에 먼저 뛰어들었던 업체들은 거의가 망했다”는 돼버리고 말았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LED조명 사업을 해서 돈을 벌었다고 말하는 업체는 보기가 쉽지 않다.


비록 “LED조명 사업을 잘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업체의 경영자들도 “LED조명 사업을 해보니 어떻더냐?”고 물으면 “돈만 잔뜩 집어넣었지, 돈을 번 것은 없다. 우리 회사는 LED조명이 주력 사업이 아니고 다른 캐시카우가 있었기 때문에 버틸 수가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망해도 벌써 망했을 것이 틀림이 없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한다.


이것은 모두 “LED조명 사업에 대한 손익계산을 해보았더니, 대차대조표가 마이너스”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대부분의 업체들에게 ‘사실’이다.


기술이 너무 빨리 변해 ‘업체가 비용을 회수할 시간’이 없어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그것은 “왜 LED조명 사업에 진출했던 업체들의 생존률과 성공률이 높지 않은가?” 하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해석과 대답은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대답은 하나다. LED조명 사업을 해서 이익을 남기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LED조명 사업을 해서 왜 이익을 남기기 어려웠느냐?” 하는 점이다. 


여기에 대한 해석 역시 관점에 따라 다를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기술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얘기는 조금 더 쉬워질 것이다.


LED조명 자체가 세상에는 없었던 전혀 새로운 기술이었던 것과 같이, LED조명이 처음 등장한 이후 수많은 기술들이 시장에 출현했다. LED조명을 구동하는 방법도 초기의 SMPS방식에서 IC방식으로 바뀌었다. 전류 방식도 초기의 교류-직류 변환 방식에서 직류 방식으로 변화하는 중이다.


LED칩과 패키지를 만드는 기술도 SMPS 방식에서 COB로, 다시 DOB로, 플립칩으로, 플립칩이라고 해도 2D 플립칩에서 3D 플립칩으로 끊임없이 바뀌었다.


이런 새로운 기술들에 적응하려면 업체들은 끊임없이 설비를 보강하거나 교체를 해야 한다. 기술을 다시 배우고, 제품을 개발하고, 인증을 받고, 시장에 내놓아 팔아야 한다. 그래서 매출을 올리고 이익을 남겨야 다시 신제품 개발에 비용을 투입할 수가 있다.  


그런데 기술이 1년 단위, 심지어는 몇 개월 단위로 계속 바뀌면 기술 변화의 속도를 LED조명 업체들이 따라 잡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신제품을 개발해서 출시를 하는 시점이 되면 더욱 새로운 기술과 제품이 등장해서 기껏 개발한 신제품을 순식간에 ‘구닥다리 제품’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신기술과 신제품이 등장하면 기존의 기술로 만든  ‘구닥다리 제품’은 자연히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신제품 개발을 위해 투입했던 시간, 비용, 노력은 ‘매몰비용’이 돼버린다. 다시 말해서 ‘버린 돈’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이런 일들이 수 차례 반복이 되면 버틸 수 있는 업체가 얼마나 될까? 그러니 “LED조명은 제품을 개발하다가 끝”이 나고, “신제품 개발에 투입한 비용을 회수하기가 어려운 사업”이 되고, “LED조명에 뛰어든 업체들은 거의 망하는 사업”이 라는 말이 나오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원인의 핵심에는 “빨라도 너무 빠른 LED조명 기술의 변화와 신제품의 등장”이라는 키워드가 숨어 있다.


업체, 시장, 소비자가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기술이 저만치 앞서 달리고, 그 뒤를 업체들이 허덕거리면서 힘겹게 쫓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소비자들이 신제품을 쩢아가는 속도 역시 업체들의 속도와 크게 다르지가 않다.


이렇게 기술 변화의 속도와 업체 및 시장, 소비자의 적응 속도에 차이가 나게 되면, 오직 새로 등장한 기술과 제품이 반짝 하고 팔리다가 금세 사장되고 마는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업체들로서는 신제품 개발에 투입한 비용을 매출과 이익으로 회수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부족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는 말이다.


‘바뀐 비즈니스 방식’에 업체들이 적응 못하는 것도 원인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LED조명의 등장을 계기로 조명이 완전히 ‘전자산업화’ 했기 때문이다.

 

전자산업의 특징은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만들어내고, 대대적으로 신제품을 광고, 선전, 마케팅해서 소비자들이 이미 갖고 있는 제품을 버리고 신제품을 다시 구입하도록 만드는 방법으로 “없는 수요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3개월이 짧다 하고 스마트폰 업체들이 신제품을 쏟아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문제는 조명 제품이 새로운 제품이 나왔다고 해서 몇 달 전에 산 멀쩡한 스마트폰을 버리고 새 스마트폰을 사는 것처럼 쉽게 소비가 되는 아이템이 못 된다는 점이다.

 

조명기구는 가격이 높고 낮음을 떠나서 건물에 설치하는 일종의 내구재다. 그것이 아직까지 소비자들이 ‘조명기구’를 보는 프레임이다. 조명기구는 스마트폰과 같은 ‘유행 상품’이 아니라는 것이 소비자들의 생각이다. 


그러니 새로운 조명기구가 등장했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지금 사용 중인 조명기구를 버리고 새 조명기구를 사서 다는 일은 좀처럼 없다. 소비자들이 조명기구를 새로 구입하는 기회는 집을 옮긴다거나, 조명기구의 수명이 다 했다는 등 어쩔 수 없을 경우로 국한된다.


이 속도의 차이, 새로운 기술과 제품 개발의 속도, 그리고 소비의 속도 간의 차이가 LED조명 업체들에게 비용의 발생과 회수의 불일치를 불러오는 것이다. 비용은 선투자가 됐는데 좀처럼 회수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 간격을 업체체들은 다시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메꿔야 한다. 


이런 속도의 불일치라는 현실을 뛰어넘는 유일한 길은 ▲남보다 먼저 신기술과 신제품을 개발해서  ▲아주 짧은 시간에 ▲모두 판매하는 방법이다. 그러면 투입한 비용을 회수하고 이익도 거둘 수가 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사업에 대부분의 조명업체들은 서투르다. 더욱이 ▲판매보다는 제조을 무선시하는 마인드 ▲소수의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에 매달리는 B2B 비즈니스 마인드 ▲“제품만 잘 만들면 저절로 팔린다”는 과거지향적인 마인드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광고, 홍보, 마케팅 등 수요를 창출하는 일에 돈을 들이는 것을 아깝게 생각하는 습관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대형 할인점에서는 OEM을 통해서 값싼 중국산 LED램프를 수 십 만개씩 들여와 TV광고, 신문광고를 대대적으로 해서 소비자들을 불러 모아 10일에서 15일에 이르는 단기간에 전량을 판매하는 식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LED조명 사업’을 부지런히 하고 있다.

 

이것이 조명업체들과 대형 할인점, 그리고 이익을 내는 LED조명 업체와 그렇지 못한 LED조명 업체 간의 차이, 즉 ‘양극화’를 불러오고 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 볼 때, 많은 LED조명 업체들이 이익을 창출하디 못하는 이유는 ▲조명의 전자산업화에서 비롯된 구조적인 문제와 ▲전자산업 식으로 변화한 LED조명의 비즈니스 방식에 있다고 해서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즉, 문제는 LED조명 사업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LED조명 사업을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 하는 ‘방법의 차이’에 있다. 이것이 핵심이다.


이런 점들을 외면한 채 과거의 방법에만 매달려 있으면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다. 세상이 달라지고, 비즈니스의 프레임이 달라졌다면 업체들도 ‘사업하는 방법’을 바꾸는 것이 맞는 길이다. 그래야 달라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가 있는 법이다.
/김중배 大記者  

 

기사입력: 2016/06/07 [16:34]  최종편집: ⓒ architectur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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