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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조명업계에 만연한 ‘조명기구 디자인 모방’, 이제는 사라질까?”
정부, ‘등록되지 않은 상품디자인‘ 모방해도 형사 처벌 … 디자인권 도용 사례 감소 기대
한국건축신문 기사입력  2016/06/10 [20:41]

그동안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의 최대 고민 가운데 하나는 조명기구의 디자인권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애써서 시장에 없는 디자인의 조명기구를 개발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디자인을 모방한 제품이 시장에 등장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일부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이 1993년에 ‘한국조명기구제조협회’를 창립한 것도 당시 무차별적으로 벌어지던 주택용 조명기구의 디자인 카피를 막기 위해서였다.


뿔뿔이 흩어져 있는 주택용 조명기구들을 하나의 단체로 모으고, 이 단체를 중심으로 조명기구의 디자인 모방을 근절해 나가다 보면 피땀 흘려 개발한 조명기구의 디자인을 무단으로 도용 당하는 일도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한국조명기구제조협회가 탄생한 지 23년이 흘렀지만 주택용 조명업계에서는 아직도 조명기구 디자인 무단 도용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근절되기는커녕 시간이 갈수록 더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 조명업ㄱ케 관계자들의 전언(傳言)이다.


예를 들어서 서울시 종로구 원남동에 자리 잡고 있는 A조명의 경우, 규모가 작은 B조명은 물론, 비교적 규모가 크다는 C조명까지 제품 디자인을 100% 카피해서 시중에 내놓는 바람에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에 디자인권 등록까지 마친 제품을 마구잡이로 베껴대는 동종 조명업체들의 등쌀에 견디다 못한 A조명에서는 현재 B조명과 C조명을 대상으로 디자인권 침해 소송에 들어간 상태이다.


서울시 종로구 을지로에 있는 D조명 역시 디자인권 침해로 큰 손해를 본 사례이다. D조명은 창업한 지 2년 남짓한 신설 조명 업체이다. 그러나 D조명이 개발, 공급하는 조명기구 중 일부가 시장에서 잘 팔린다는 소문이 난 이후로 제품 디자인권을 침해하는 업체들이 계속 생겨나는 바람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D조명의 E사장 말에 의하면 “일부 업체가 조명매장에서 제품을 구입해서 중국에 보내 똑같이 만들어 들여와 시중에 싼값으로 판매하는 바람에 잘 나가던 제품의 판매가 하루아침에 절번 이하로 뚝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A조명과 D조명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의 지적이다.


◆일부 조명업체들이 개발비 아끼려 ‘모방’에 나서
이처럼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업계에서 유난히 조명기구 디자인권 침해 사례가 빈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다수의 조명업계 관계자들은 ‘업체들의 영세성’을 주된 이유로 꼽고 있다.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은 대부분이 고용인원이 4~5인 이하일 정도로 영세한 상태이다. 그러다보니 신제품 개발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더욱이 신제품을 만들어도 시장에서 얼마나 팔릴지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잘 팔리는 제품의 디자인을 베껴서 손쉽게 돈을 벌려는 유혹에 빠지기가 쉽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은 카피를 하기도 쉽다고 한다. 옛날에는 카피를 하더라도 금형을 새로 제작해야 하는 등, 독자적인 디자인의 제품을 만드는 것 못지않게 많은 돈이 들어갔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은 이런 방식보다는 제품을 구입을 해서 중국의 OEM업체에게 보내 카피를 하기 때문에 금형비를 들일 필요조차 없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셈플을 보낸 지 며칠 지나지 않으면 중국 OEM업체에서 카피한 제품의 샘플을 한국으로 보내주기 때문에 곧바로 오더를 내리기만 하면 주문한 수량을 공급받을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조명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시제품을 개발하는 것보다 남의 제품을 카피하는 것이 비용도 덜 들고, 시장에서 실패할 가능성도 훨씬 적다”고 지적하고, “카피를 하는 업체가 할 일이라고는 오리지널 제품보다 가격을 적당히 내려서 받는 것밖에는 없다”고 귀띔했다.


●정부, 강력한 디자인권 침해 방지대책 내놓아 

하지만 이런 식의 조명기구 디자인 복제가 앞으로는 어려워지게 됐다. 지난 4월 6일 정부가 범(凡) 정부 차원에서 타사의 상품디자인을 모방하는 경우 형사 처벌까지 하는 방안을 확정해서 발표를 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정부는 4월 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와 구자열 민간위원장 주재로 ‘제16차 국가지식재산위원회(이하 지재위)’를 열고 ‘중소기업 기술보호 종합대책’ 등 5개 안건을 심의·확정한 바 있다.


‘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지식재산기본법’에 따라 구성된 대통령 소속 국가 지식재산정책 심의기구로, 관계부처 장관 등 정부위원 13명, 민간위원 20명 등 총 33명으로 구성된 기구이다. 위원장은 국무총리와 민간위원장이 공동으로 맡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중소기업의 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를 위해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및 ‘중소기업 기술 보호 지원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률을 마련하고 정책적 지원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기술 탈취 등을 통해 얻는 이익에 비해 벌금 등 형사적 처벌이 매우 낮은 수준이었으며, 사건 처리 및 사후 구제의 장기화에 따른 중소기업의 해결 노력 좌절도 기술 유출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또한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해치는 ‘무임승차 심리’와 기술 보호에 대한 중소기업 임직원의 인식 및 관심 부족도 문제로 제기됐다.


이번 종합 대책을 통해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된 부분은 부당한 기술 유출·탈취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사전 예방효과와 사후 구제의 실효성을 확보한 것이다.


이를 위해 악의적인 영업비밀 침해 행위에 대하여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여, 발생한 손해의 최대 3배까지 배상책임을 지게 되며,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벌금액도 기존보다 10배로 상향하는 등 대폭 강화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조명기구의 디자인도 가술과 영업비밀에 해당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조명기구에 특허와 실용신안 등 지식재산권적인 부분이 결합돼 있는 경우, 디자인권 침해가 곧 특허나 의장등록권의 침해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의 적용을 받아 발생한 손해의 최대 3배까지 손해배상을 물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손해에는 조명기구를 개발하는데 들어간 비용, 조명기구를 만드는데 들어간 비용뿐만 아니라, 디자인권을 모방한 제품이 시중에 공급된 이후 감소한 판매액 등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특히 조명기구 디자인을 모방한 제품의 판매액까지 손해액으로 산정을 할 수가 있다. 따라서 다른 업체의 조명기구 디자인을 베낀 제품이 시장에서 크게 히트를 했거나, 건설업체 아파트 현장에 대량으로 납품이 된 경우에는 손해배상 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손해액의 3배까지 물어주는 징벌적인 손해배상 제도의 도입으로 물어줘야 하는 금액은 더욱 커지게 됐다.


◆‘등록되지 않은 디자인권’ 모방해도 형사 처벌


한편, 조명기구 디자인권 침해와 관련해서 특히 주목을 끄는 대목은, 특허청에 디자인권이 등록되지 않은 디자인에 대해서도 모방행위를 금지한 점, 민사 책임뿐만 아니라, 형사 처벌까지 한다는 점 등이다.

 

그동안 조명기구 디자인을 침해했다고 하더라도 특허청에 디자인권 등록이 되지 않은 경우에는 권리를 주장하기가 어려웠다. 디자인권이 등록돼 있어야만 디자인권을 침해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디자인권 등록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디자인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거나 그 사실을 입증하기가 어려웠다. 따라서 다른 업체가 조명기구 디자인을 모방 또는 100% 카피했다고 하더라도 권리를 보장받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는 “디자인이 무분별하게 도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디자인권 등록이 돼 있지 않은 상품이라도 이를 모방하면 민사적인 권리 구제는 물론, 형사 처벌을 하기로 했다.

 

따라서 디자인권 등록을 하지 않은 조명기구라고 하더라도, 그 제품의 디자인을 자기가 먼저 했다는 사실만 입증을 하면 디자인을 모방한 업체에 대해 해당 상품에 대한 판매금지 청구, 손해배상 청구 등 민사적 구제는 물론, 형사 처벌까지 받게 할 수가 있게 됐다.

 

특히 검찰과 법원에서는 디자인권과 같은 지식재산권 침해 행위에 대해서 권리를 갖고 있는 사람의 권리를 보호하고, 처벌 내용도 디자인권을 침해 당한 당사자의 의견을 최대한 받아들이는 쪽으로 가는 중이다. 따라서 디자인권을 침해받은 업체가 상대방의 처벌을 요구하는 경우, 형사 처벌은 피할 수가 없게 됐다.


◆조명기구 개발 즉시 신문, 잡지 통해 세상에 알려야 유리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되는 점은, “특허청에 디자인권을 등록하지 않은 제품에 대해서 어떻게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특허청에 디자인권 등록을 해놓은 경우에는 이 문제가 쉽게 풀린다. 특허청에 디자인권을 등록한 제품의 경우에는 어떤 업체가 어떤 제품의 디자인을 언제 등록했다는 사실이 디자인권 등록증 등에 정부의 공식문서로 명확하게 기재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디자인권에 기재된 내용을 근거로 경찰, 검찰, 법원에서 상대방이 자신의 디자인권을 침해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가 쉽다.


반면에, 디자인권 등록을 해놓지 않은 제품인 경우에는 어떤 조명기구의 디자인을 자기가 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그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상대편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사실 입증 불가’라는 상태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A조명이 B조명기구를 먼저 만들었고, 나중에 C조명이 B조명기구를 모방한 경우릴 가정해 보자. 이 때 A조명과 C조명은 서로 자기가 먼자 B조명기구를 만들었다고 동시에 주장할 수가 있다. 여기서 사실을 말하는 것은 A조명이고, C조명은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는 것이 된다.


하지만 A조명이 B조명기구를 특허청에 디자인권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자신의 디자인권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법률적인 효력을 가진’ 근거자료를 내놓을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설령 재판을 벌인다고 하더라도 A조명이 C조명을 쉽게 이길 가능성이 거의 없다. 재판은 ‘주장’이 아니라 ‘증거’를 바탕으로 삼아서 하는 것이고, 이 경우에는‘신뢰할 수 있고, 법적인 효력이 있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밥원이 A조명의 디자인권을 인정해 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살인용의자’라고 하더라도 ‘살인을 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증거(물증)’가 없으면 용의자를 무죄로 풀어줄 수밖에 없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그러므로, 디자인권을 등록하지 않은 조명기구인 경우라고 해도 디자인권을 다른 업체에서 침해했을 때, “이 조명기구는 내가 먼저 만들어서 시장에 공급한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자료’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우리나라 디자인권 등록 법률에서는 조명기구를 자기가 개발했다는 것을 먼저 공개적으로 알린 뒤에라도 6개월 안에 디자인권 등록을 신청하면 디자인권 등록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공개된 자료’란 법률적인 효력을 갖고 있는 공인된 언론매체를 뜻하는 것이다. 공인된 언론매체란 정부에 등록이 돼 있는 신문과 집지, 인터넷신문 등을 얘기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발행날짜를 입증할 수 없는 인쇄물, 즉 카탈로그나 지라시, 인쇄물이라고 하더라도 ‘광고지’ 등은 정부에서 인정하는 공인된 ‘언론매체’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잡지 및 정기간행물에 관한 법률’을 보면, “발행된 전체 페이지 중 50% 이상이 순수한 기사로 채워져 있을 경우에만 ‘잡지’나 ‘정기간행물’로 인정한다”고 명기돼 있다. 즉, 내용 중 50% 이상이 ‘광고’로 채워져 있는 것은 ‘잡지’나 ‘정기간핸물’이 아니기 때문에 법원에서 발행일자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조명기구 신제품을 개발하면 즉시 발행일자를 인정받을 수가 있는 ‘신문’이나 ‘전체 페이지 가운데 기사가 50%가 넘는 잡지’에 싣는 것이 현명하다.


이렇게 해두면 조명기구를 만들어서 시중에 공표한 날짜기 명확한 자료로 남게 되기 때문에, 비록 디자인권 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제3자가 디자인을 모방하면 이를 근거로 “나의 디자인권을 침해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가 있다.


지난 4월 6일 제16차 국가지식재산위원회(이하 지재위)’가 확정한 ‘중소기업 기술보호 종합대책’ 등 5개 안건은 기술 유출과 도용을 막고, 등록을 하지 않은 상품디자인권을 모방하는 행위에 대해서까지 형사 처벌을 하는 등,새로운 지식재산권 보호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획기적인 것이라고 할 수가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도입되는 등 남의 기술과 디자인을 도용한 행위에 대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한 처벌이 가능해진 만큼, 이를 계기로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업계에 만연한 조명기구 디자인권, 특하권, 의장등록권 등을 침해하는 행위가 대폭 사라지기를 기대한다.


물론, 각 조명업체들이 자신의 디자인권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김중배 大記者

기사입력: 2016/06/10 [20:41]  최종편집: ⓒ architectur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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