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B사장의 말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요즘 A조명이 내놓는 제품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수입을 해온 것들이다. 말하자면, “중국의 조명업체가 개발해서 수출하는 제품을 수입해다가 국내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 A조명이 내놓는 제품은 모두 중국 업체의 신제품이지 A조명의 신제품은 아니라는 얘기가 된다. 이쯤 되면 B사장이 “우리는 신제품이 없어요!” 하는 말도 전혀 얼토당토 않은 말은 아닌 셈이 된다.

하지만 조명업체가 PR을 하고 광고를 해야 하는 것이 ‘제품’밖에는 없는 것일까? ‘홍보 불변의 법칙’을 쓴 알 리스와 로라 리스 두 교수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업체들이 알려야 하는 것은 비단 ‘제품’만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두 교수가 지적하는 바에 따르면, 업체들이 알려야 하는 것은 3가지다. ▲첫째 : 제품 ▲둘째 : 업체 ▲셋째 : 브랜드이다. 

첫째, 제품을 PR하고 광고해야 하는 이유는, 제품이 판매가 돼야 업체가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일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가 제품을 하나도 판매를 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그 업체가 어떻게 될 것인가는 물어볼 필요도 없다. 결국에는 망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을 PR하고 광고를 해서 판매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둘째, 업체를 PR하고 광고를 해야 하는 이유는, 판매할 제품은 수시로 바뀌지만 업체는 문을 닫지 않는 한 계속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업체가 어떤 회사인지, 무엇을 생산하는지, 무엇을 추구하는지,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다른 업체와 달리 어떻게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계속해서 알려야 한다.

그래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기업, 나아가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확실하게 인식이 돼야 한다.

알 리스와 로라 리스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자기가 사랑하고 신뢰하는 업체가 만든 제품을 구매하면서 만족과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 외국의 대학들이 실시한 여러 차레의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만족감과 행복감은 다시 기업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강화한다. 뿐만 아니라 그 업체의 제품에 대한 구매를 더욱 촉진한다는 것이다.

이런 기업에 대한 사랑과 신뢰가 제품의 구매로 이어지는 과정은 일종의 ‘중독’과도 같다. 그것이 담배가 됐든, 술이 됐든, 아니면 사람과 만나서 나누는 대화가 됐든, 사람들이 어떤 일을 반복해서 하는 것은 그 일을 하면 뇌에서 ‘쾌감’을 느끼는 부분이 자극을 받고 ‘사라토레’라는 호르몬이 분비가 돼서 ‘쾌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쾌감을 반복적으로 추구하는 것을 바로 ‘중독’이라고 한다. 

이런 점을 종합해 볼 때, 소비자들이 자기가 사랑하고 신뢰하는 업체의 제품을 구매하면서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곧 ‘쾌감’을 반복적으로 얻고자 하는 일종의 ‘중독현상’이라고 할 수가 있다. 이것이 소비자들이 ‘반복구매’를 하는 진짜 이유이다.

그러므로 업체들은 자기 회사가 이런 수준으로까지 ‘업체’를 소비자들에게 강력하고 확실하게 ‘인식’시켜야 한다. 그렇게 인식을 시키는 ‘무기’가 바로 ‘PR'과 ‘광고’라는 뜻이다.

셋째, 브랜드를 PR하고 광고를 해야 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관점에서 볼 때 제품=업체=브랜드라는 등식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사는 것은 단순하게 ‘제품’ 하나를 구입하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그 업체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표현하는 것이다. 일종의 ‘애정표현’과 같다. 뿐만 아니라 그 업체의 ‘브랜드’를 사는 행위이기도 하다. ‘

브랜드’는 그 회사와 그 회사의 제품에 매겨지는 일종의 등급 표시이면서, 시장에서 성공한 업체와 제품만이 얻을 수 있는 ‘영원하고, 영광스러운 훈장’ 그 자체이다. 이렇게 ‘브랜드’는 제품으로부터 시작해서 업체로 확장되고, 궁극적으로는 ‘브랜드’ 그 자체로서 영원한 생명력과 권위, 명예와 영광을 누리게 된다. 제품은 사라지고, 기업이 망해도 진정한 브랜드는 살아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는 기업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팔리기도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전지 업체인 ‘로케트건전지’는 기업은 그대로 놓아둔 채 ‘로케트건전지’라는 ‘브랜드’를 미국의 건전지 업체인 ‘듀라셀’에게 회사 전체를 파는 것보다 더 비싼 가격을 받고 판매했다.

또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평가되는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 평가액은 코카콜라 회사의 시총 가격을 전체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브랜드’의 가격이 기업의 전체 가격보다 높은 것은 업체는 망해서 사라질 수 있어도 ‘브랜드’는 결코 죽지 않고 영원히 살아남기 때문이다. 이런 ‘영원불멸의 존재’는 그 가치를 돈으로 따질 수가 없는 법이다.

단순하게 생명력으로만 따져도 제품과 업체, 브랜드의 가치는 확실하게 차이가 난다. 제품은 한 계절이면 사라진다. 미국의 S&P지수에 편입된 업체들의 평균 수명은 16년에 불과하다. 반면에 코카콜라, 펩시, 구찌, 샤넬, 루이비통, 버버리, 벤츠, 사브, 오스람, GE, 레고 같은 ‘브랜드’들은 100년 이상의 생명력을 갖고 있으며 ‘명품’으로 지금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따라서 조명업체들도 이제부터 제품, 업체, 브랜드 3가지를 필수적으로 PR하고 광고를  할 것이다. 왜냐 특히 ‘브랜드’를 만들고 ‘명품’의 반열에 들도록 하기 위해서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제품의 생명은 짧고, 업체의 생명도 수십년에 불과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한 번 소비자의 머릿속에 각인된 ‘브랜드’는 영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품을 PR하고 광고하는 것은 하수(下手)이고, 업체를 PR하고 광고하는 것은 중수(中手)이며, 브랜드를 PR하고 광고하는 것이야말로 고수(高手)”라고 하는 것이다.
이처럼 조명업체가 알려야 하는 것은 ‘제품’만이 아니다. ‘업체’와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기업과 경영자에게는 더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다.

우리는 흔히 어제 막 생긴 신생업체(新生業體)보다 수명이 100년이 넘는 장수업체(長壽業體)가, 매출이 보잘것없는 꼴찌 업체보다 매출액이 1위인 일등 업체(一等業體)가, 이름 없는 제품을 만드는 무명업체(無名業體)보다 명품을 만드는 유명 업체(有名業體)가 더 많이 PR을 하고 광고를 하는 것을 본다. 이렇게 하는 것도 알고 보면 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법이다.
/김중배 大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