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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명업계에 베트남産 LED조명기구 수입 바람 불기 시작”
일부 조명업체,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조명업체에서 LED조명기구 대량으로 수입
한국건축신문 기사입력  2017/04/25 [08:02]

▲ ‘2016 광조우국제조명전시회’에 참가한 한중조명협회의 부스 전경. (사진=김중배 大記者)     © 한국건축신문

 

국내에 중국산 조명기구가 수입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반부터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1992년에 부산의 조명업체 2개가 중국 중산시 고진을 방문해 중국산 조명기구를 수입하기 시작한 것이 그 시초였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이 조명업체들은 중국에서 조명기구를 수입해 온다는 사실을 비밀에 붙였다. 그래서 이 조명업체에서 판매하는 조명기구 가운데 중국산 제품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렇게 시작된 중국산 조명기구의 수입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햇수로 따지면 벌써 25년째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에 비춰보면 강산이 두 번 바뀌고도 남을 시간 동안 중국산 조명기구의 수입 행렬이 계속된 셈이다.


그러나 이런 ‘중국산 조명기구의 수입 시대’도 서서히 막을 내릴 듯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대신 베트남이 떠오르면서 베트남으로 수입선을 바꾸는 국내 조명업체들이 하나씩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증가하는 베트남산 조명기구 수입


최근에 조명업체 관계자들로부터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그동안 중국에서 LED조명기구를 대량으로 수입해 와서 국내 조명시장에 대대적으로 공급했던 소위 ‘중국산 LED조명기구 대량 공급 업체’들 중 일부가 베트남으로부터 LED조명기구를 수입해 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런 조명업체로는 A조명, B조명, C조명, D조명 등 최근 2~3년 동안 중국산 조명기구를 대량으로 수입해 와서 저렴한 가격에 조명시장에 공급한 여러 업체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 조명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들 조명업체가 LED조명기구를 수입해 오는 곳은 일찌감치 베트남에 진출해 대규모 공장을 갖추고 있는 E조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E조명의 대표는 과거 국내에서 조명 사업을 하던 인물로, 지금은 베트남에 수찬평에 이르는 대규모 공장을 갖고 LED조명기구를 생산 중이라고 한다.


앞에서 예로 든 A조명과 B조명을 비롯한 국내 조명업체들은 이 E조명에서 LED조명기구를 대량으로 수입해 와서 국내의 조명시장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E조명의 F사장과 오랫동안 친분을 갖고 있는 국내 조명업체인 G조명의 H사장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E조명은 최근 연간 매출이 74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 가운데 40억원 정도는 베트남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에 수출한 물량이라는 것이 G조명 H사장의 전언이다.


국내 조명시장에 미칠 영향 클 듯


이렇게 베트남이 새로운 LED조명기구 수입원(輸入源)으로 등장하면서 국내의 LED조명기구 수입시장의 상황도 한층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우선 국내 조명시장에 저가(低價)의 조명기구를 공급하는 나라가 중국과 베트남으로 양분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따라서 중국산 조명기구와 베트남산 조명기구가 국내 조명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베트남산 조명기구의 생산원가가 중국산 조명기구보다 저렴할 것이기 때문에 시중에 공급되는 수입산 조명구의 가격은 지금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수입산 조명기구 가격의 하락 현상은 저가의 조명기구를 찾는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산보다 더 저렴한 베트남산 조명기구의 등장이 국내 조명산업의 활성화에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서 제작하는 조명기구의 가격과 베트남산 조명기구의 가격 간에 큰 차이가 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베트남 근로자의 임금 수준은 중국에 비해 3분의 1 정도라고 한다. 중국에서 만들던 조명기구를 베트남에 가서 만들면 근로자 임금만 3분의 2를 절감할 수가 있다는 얘기다. 이런 근로자 임금 절감분은 제품의 가격에 반영되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까지 중국산 조명기구의 가격에 밀려서 내수 시장에서조차 고전을 해온 국내산 조명기구 제조업체들로서는 중국산보다 가격이 더 저렴한 베트남산이란 복병을 만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산 조명기구의 생산 코스트가 어느 정도 오르면 국내에서 조명기구를 생산해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일부 국내 조명업체들은 또다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국산 조명기구 제조사업의 활성화 기회가 더 멀어진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산 조명기구의 가격이 국내 조명시장에 공급되는 조명기구의 가격을 전반적으로 끌어내릴 가능성도 높다. 그 결과 국내 조명업체들은 베트남산 조명기구 가격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의 가격을 한번 더 낮춰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아울러 국내에서 조명기구 제조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런 조명기구 제조사업의 저(低) 부가가치화는 가뜩이나 어려운 조명업체들을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조명업체들은 고급품 만들어 해외로 수출하는 방안 모색할 때

 

문제는 국산 조명기구보다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조명기구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조명시장에 중국산보다 가격이 더 저렴한 베트남산 조명기구가 등장하는 것이 국내 조명산업에 미칠 영향이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에 있다.


이런 마이너스적인 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범용 저가 제품에 대해서는 중국산 또는 베트남산 조명기구의 수입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한편, 한국산 조명기구를 고급 제품으로 브랜드화 시켜 중국과 베트남 시장에 적극적으로 수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만일 이런 국가간 분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중국산에 이어 베트남산 조명기구를 수입하는 것은 국내 조명산업을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우려된다. 아울러 베트남산 조명기구 수입을 위해 베트남에 지급하는 물품 대금이 아까운 달러의 유출로 이어진다는 것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일 것이다.
/김중배 大記者

기사입력: 2017/04/25 [08:02]  최종편집: ⓒ architectur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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