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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형 적합업종’ 제정보다 더 시급한 일
한국건축신문 기사입력  2018/04/20 [14:25]

 

 

최근 소상공인 단체와 일부 중소기업들이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법률안’의 제정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일부 관련 단체들은 국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는 소식이다.


이렇게 소상공인 단체와 중소기업들이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법률안’의 제정을 촉구하고 나선 이유는 국회와 정부를 중심으로 이 법률안을 4월 중에 통과시키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법률안은 소상공인이 주류를 이루는 업종에 대기업이 진출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 법률안이 제정되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업종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이 대기업과 경쟁을 하지 않고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 법률안을 제정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 법률안을 제정하는 것이 진정으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을 위하는 길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 않다.


단지 대기업이 해당 업종에 진출해서 사업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다고 해서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들이 지금 직면해 있는 상황이 크게 달라지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국내 소상공인들과 중소기업들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수많은 업체들이 좁은 국내 시장에 매달려 사업을 하기 때문이다. 좁은 시장에서 많은 업체들이 사업을 하다보면 경쟁을 피할 수 없다.


그리고 뚜렷하게 차별화가 되지 않는 제품으로 경쟁을 하려면 남는 길은 가격 경쟁밖에는 없다. 너도 나도 가격 경쟁을 하면 매출도 감소하고 이익도 줄어든다. 결국에는 많은 업체들이 쓰러지고 남는 것은 기업주가 갚아야 할 빚과 직장을 잃은 실업자뿐이다.

 

설령 해당 업종에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는다고 해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간의 경쟁을 피할 수는 없으므로 해당 기업들의 처지가 크게 달라질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이 이런 상황에서 탈출하는 길은 무엇인가? 그것은 경쟁력을 키워서 더 크고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것이다. 세계 시장의 2%에 불과한 국내 시장에만 머물지 않고 98%의 세계 시장으로 나가서 경쟁해 이길 수 있다면 매출도 크게 신장되고 이익도 많아질 것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국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하는 길은 세계 시장에 나가서도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그러려면 경쟁력 있는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고, 디자인, 마케팅, 브랜드 파워를 높일 수 있도록 지식과 인력, 자금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발목을 붙잡는 각종 규제도 철폐해줘야 한다.


이렇게 해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경쟁력을 갖추게 하면 굳이 국내 시장에서 대기업의 진출을 막는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법률’같은 것을 제정할 이유도, 필요도 없어진다.


이런 맥락을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대기업의 업종 진출을 막는 법률안을 제정하는 것은 말 그대로 ‘미봉책’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국회와 정부는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에만 매달리지 말고 근본적으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주기를 바란다. 경쟁력 강화를 돕는 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돕고 살리는 길이다.

기사입력: 2018/04/20 [14:25]  최종편집: ⓒ architectur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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