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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평판’과 ‘기업의 브랜드’
LG그룹의 ‘정도 경영’과 ‘대한항공’의 ‘갑질 논란’에 대한 생각
한국건축신문 기사입력  2018/06/11 [15:34]

 

 

 

요즘 기업의 경영에 가장 큰 위험 요소는 무엇일까요? 경쟁업체보다 부족한 기술? 아니면 다른 제품보다 뒤떨어지는 제품의 품질? 아니면 제품의 디자인이나 가격?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지 못하는 애프터서비스?


물론 기술과 제품의 품질, 디자인, 가격이나 애프터서비스가 경쟁업체보다 못 하다는 것은 모두 기업의 경영에 마이너스를 주는 요인들입니다. 이것을 경영학자들은 한 마디로 ‘기업의 리스크 요인’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런 ‘기업의 리스크 요인’을 모두 다 합친 것보다 더 큰 위험 요소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기업에 대한 국민들과 소비자들의 ‘평판’입니다. 아무리 앞에서 말한 ‘기업의 리스크 요인’이 크다고 해도 기업에 대한 ‘평판’이 나쁜 것보다 더 큰 위험 요소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자명합니다.


어떤 기업의 기술이나 제품의 품질, 디자인, 가격, 애프터서비스의 수준이 경쟁업체보다 떨어진다면 분명히 그 기업의 사업과 경영에는 ‘적신호’가 켜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업의 리스크 요인’들은 모두 기업이 노력해서 만회할 수 있습니다. 기술이 부족하면 기술 개발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해 최신 기술을 개발하면 됩니다. 제품의 품질이 부족하다면 품질관리에 힘을 써서 품질을 향상시킬 수가 있습니다.


제품의 디자인이 부족하다면 유능한 디자이너를 채용해서 디자인 수준을 신속하게 높일 수 있습니다. 아니면 전문 업체에게 디자인을 의뢰해도 됩니다. 가격이 문제라면 생산설비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을 통해 생산원가를 낮춤으로써 제품의 가격을 인하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정도의 ‘기업 리스크 요인’으로 고전을 하는 기업은 있을지언정 한 순간에 망하는 기업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기업의 ‘평판’은 다릅니다. 기업에게 ‘평판’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그 기업의 제품을 사줘야 하는 국민들과 소비자들이 그 기업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과 느낌, 이미지, 그 기업이 올바르게 잘 행동하고 있느냐 아니면 그릇되게 잘못하고 있느냐에 대한 개개인의 평가 등을 모두 합한 ‘그 무엇’입니다.


게다가 기업에 대한 ‘평판’은 이성적(理性的)이라기보다는 감성적(感性的)입니다. 마치 연인(戀人)에 대해 느끼는 사랑의 감정이나, 아니면 어떤 사람에 대한 심정적인 거부감 같은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감정적인 요인들은 쉽게 생기지도 않거니와 쉽게 바뀌지도 않습니다. 마치 사람들이 한 번 짝사랑을 했던 사람을 평생을 두고 그리워 하거나, 한 번 미워하게 된 사람을 평생토록 미워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이 국민들과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얻는다는 것은 평생 동안 우리 회사의 제품을 사주는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반면에 기업이 국민과 소비자들로부터 좋지 않은 ‘평판’을 얻게 되면 자기 회사 제품을 사주는 고객을 잃을 뿐만 아니라 ‘평생의 적(敵)’을 만드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이런 ‘기업에 대한 평판’에는 여론과 군중심리, 밴드왜건효과 같은 것들이 결합돼 있습니다. 어떤 회사의 ‘평판’이 나빠졌다는 것은 그 회사에 대한 여론이 나빠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여론이 나빠지면 그 여론을 따라가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늘어납니다. 여론이 한쪽으로 쏠리는 군중심리가 작용한다는 말이지요.


이런 군중심리는 밴드왜건효과와 결합해서 더욱 빠르게 확산됩니다. 밴드왜건효과란 많은 사람들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보고 다른 사람들도 그쪽으로 몰려가는 것을 뜻합니다.


게다가 이런 ‘평판’이나 ‘여론’에는 하나의 법칙이 있습니다. 그것은 ‘좋은 평판’이 확산되는 속도보다 ‘나쁜 평판’이 확산되는 속도가 몇 배 더 빠르다는 것이지요.


이런 점들을 종합하면 이런 결론이 나옵니다. 그것은 “기업이 기술, 제품, 디자인, 가격, 애프터서비스 등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경쟁력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다.

 

 

 

이런 경쟁력 상실은 얼마든지 만회가 가능하다. 하지만 기업이 ‘평판’을 잃는 것은 기업의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그리고 한 번 잃은 ‘평판’은 다시 만회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기업에게 ‘평판’은 중요합니다. 특히 요즘은 국민과 소비자, 투자자들이 기업의 ‘평판’에 따라서 움직입니다. 국민들은 ‘평판’이 좋은 기업에게 지지와 성원을 보내고, 소비자들은 ‘평판’이 좋은 기업의 제품을 구매합니다,


그리고 투자자들 역시 ‘평판’이 좋은 기업에게 투자합니다. 이런 투자방식을 ‘ESG 투자’라고 합니다. ‘ESG 투자’란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ESG)까지 고려해 투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요즘 펀드들이 대한항공의 편입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펀드가 추종하는 ‘ESG 지수’가 대한항공의 비중을 연이어 축소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대한항공이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으로 사회적인 공분(公憤)을 사고 있는 만큼 펀드 투자철학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5월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지수산출기관인 MSCI는 6월 1일부터 ‘MSCI 코리아 ESG 유니버설’ 지수에서 대한항공 비중을 0.21%에서 0.18%로 줄이기로 했다는군요.


MSCI 코리아 ESG 유니버설 지수는 MSCI코리아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에 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등 항목별로 점수를 매기고 이 점수에 따라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MSCI는 코리아 ESG 유니버설 지수를 산출할 때 다섯 가지 항목을 평가한다고 합니다.

 

 

▲환경 ▲고객 ▲인권과 공동체 ▲노동 ▲지배구조가 기준입니다. MSCI는 항목별로 논란의 강도에 따라 1~10점을 매기고, 이 점수에 시가총액을 곱해 투자 비중을 결정한고 합니다. 그런데 대한항공은 노동자 부당대우 등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진 만큼 정기 변경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투자 비중도 줄었다는 것이지요.


이처럼 나쁜 ‘평판’은 단순히 기업이 일부 국민들에게 좋지 않은 소리를 듣는 단계를 넘어 제품의 불매운동과 투자자의 투자 축소 또는 중단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예가 바로 ‘대한항공’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반면에 기업에 대한 ‘좋은 평판’은 기업의 품격을 높이고, 소비자들의 구매를 늘리고,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투자를 이끌어서 기업을 더욱 성공하도록 만듭니다.


최근 타계한 LG그룹의 구본무 회장에 대해 까다롭기 그지없는 언론들이 일제히 ‘정도(正道) 경영을 실천한 기업인’이라고 평가하는 기사를 실은 것이 그 좋은 예입니다.

 

어쩌면 구본무 회장이 LG그룹에 남긴 가장 큰 업적은 우리나라 국민과 소비자, 언론이 모두 인정한 “‘정도 경영’이라면 LG그룹”이라는 ‘좋은 평판’이 아닐까요? 이제 LG그룹은 ‘정도 경영을 하는 기업’이라는 브랜드도 갖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글 : 김중배 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기사입력: 2018/06/11 [15:34]  최종편집: ⓒ architectur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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