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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배칼럼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한국건축신문 기사입력  2019/02/15 [18:19]
▲ 김중배 : 본지 발행인 겸 大記者. 조명평론가     © 한국건축신문

이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얻어 듣게 됩니다. 그렇게 얻어 듣는 이야기 중에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 “그렇다”고 말하는 것도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나 지식을 우리는 ‘상식’이나 ‘진리’라고 받아들입니다.


문제는 이런 ‘상식’이나 ‘진리’ 중에도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내용이 섞여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서 그리스의 철학자인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라고 말했다는 얘기가 그렇습니다.


사실 소크라테스가 자기 제자들에게 “너 자신을 알라”라고 말했다는 것은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소크라테스가 제자들에게 “너 자신을 알라”라고 말했을까요? 최근에 제가 우연히 알게 된 바에 의하면, “그렇지 안다”는 것이 정답이라고 합니다.


“너 자신을 알라(그노티 세아우톤)”라는 말은 원래 고대 그리스 시대에 유명했던 격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리스의 여행 이야기 작가인 파우사니아스의 말에 따르면 델포이에 있는 아폴론 신전의 앞마당(프로나오스)에 새겨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델포이 신전 앞마당에 새겨져 있었던 이 말을 소크라테스가 ‘인용’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러니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라고 말했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사실인 것이지요.


그렇다면 고대 그리스에서는 왜 “너 자신을 알라”라는 격언을 델포이의 신전 앞마당에 새겨 놓았을까요? 아마도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그동안 많은 심리학자와 정신학자들이 오랫동안 연구해서 발표한 내용들은 이런 추론이 결코 틀린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서 ‘더닝-크루거효과’가 그렇습니다.
‘더닝-크루거효과(Dunning-Kruger effect)’란 “능력이 없는 사람이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도 검증할 능력이 없어 오류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더닝-크루거효과’는 1999년 코넬 대학교 사회심리학 교수인 데이비드 더닝(David Dunning)과 대학원생 저스틴 크루거(Justin Kruger)는 인지편향 실험 결과 “능력이 없는 사람은 자신의 실력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하는 반면, 능력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실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합니다.


◆직장인들, 자기 능력을 높게 평가해
이와 관련해서 최근에 한 취업알선업체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생활밀착형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는 ‘벼룩시장구인구직’이 직장인 74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직장인으로서의 자신의 점수는 100점 만점에 평균 81점”으로 비교적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설문 조사 결과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응답자의 41.1%가 자신을 ‘80~89점의 우수하고 모범적인 직원’이라고 답했으며, 39.9%가 ‘70~79점의 평범한 직원’이라고 답했습니다. ‘90점 이상의, 회사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직원’이라는 응답도 11.3%나 됐습니다. 반면에 자기 자신을‘50점 이하의, 차라리 없는 게 더 나은 직원’이라고 응답한 직장인은 1.2%에 불과한 했습니다.
그런데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에 대한 결과는 직급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였습니다. ‘90점 이상의 회사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직원’이라고 생각하는 직장인은 ‘과장~부장(22%)’직급이 가장 많았으며 ‘임원(21.1%)’, ‘사원~대리(6.5%)’의 순서였습니다.


그럼 직장인들은 자신의 평가와 회사의 평가가 일치한다고 생각할까요? 조사 결과에 의하면, 직장인의 85.9%는 ‘일치할 것이다’라고 대답하면서 “자신의 평가와 회사 평가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면에 “자신의 평가와 회사의 평가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에 대해 ‘회사의 평가에는 상사의 주관이 다소 많이 반영되기 때문에(34.3%)’, ‘회사에서 바라는 인재상과 나의 강점이 다르기 때문에(25.7%)’, ‘눈에 띄지 않는 부서에 속해 있기 때문에(14.3%)’, ‘회사는 개인의 능력, 과정과 상관없이 철저히 결과로만 평가하기 때문에(14.3%)’를 1, 2, 3위로 꼽으며 평가가 일치하지 않는 이유를 자신이 아닌 회사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한편 개인적으로 평가할 때와 회사가 나를 평가할 때 필요한 필수 조건에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능한 직장인으로서 스스로 생각하는 필수조건으로는 ‘본인만의 전문/특화 분야 확보(32.3%)’를 가장 많이 선택했으며 ‘탄탄한 업무역량(19%)’, ‘지속적인 자기계발(18.5%)’, ‘조직 친화력(16.9%)’, ‘리더십(10.5%)’, ‘매출, 영업이익 증가 기여(2.8%)’의 순이었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직원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는 ‘탄탄한 업무역량(31%)’, ‘조직 친화력(20.6%)’, ‘본인만의 전문/특화 분야 확보(17.7%)’, ‘매출, 영업이익 증가 기여(14.5%)’, ‘지속적인 자기계발(12.5%)’, ‘리더십(3.6%)’을 꼽았습니다.


그리고 직장인들은 회사에서 ‘빈틈없는 업무 처리 능력과 전문성을 겸비한 직원(33.5%)’으로 가장 인식되고 싶어 했습니다. 그밖에‘예의 바르고 성실한 직원(21.4%)’, ‘자기의 일을 스스로, 타인의 일도 참견하지 않는 공사 구분이 명확한 직원(17.3%)’, ‘유머감각이 있고 에너지가 넘치는 직원(9.3%)’, ‘특출난 것은 없지만 못난 것도 없는 평범한 직원(7.7%)’, ‘책임감 있고 리더십이 있는 직원(7.7%)’ 이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 조사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직장인들은 자기 자신의 능력에 대해 비교적 후하게 평가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외국의 심리학자들이 실험을 한 결과에서도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능력이나 성적을 실제보다 약 30% 정도 높게 평가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합니다.


◆‘평균이상효과’도 주목할 부분
이와 같이 우리는 종종 자기가 가진 능력이나 자기가 하는 생각들이 남들보다는 조금 더 낫다거나 조금 더 특별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는 평균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을 ‘평균이상효과(Better Than Average Effect)’라고 말합니다. 이 현상은 심리학자들이 실시했던 여러 실험과 설문조사들에 의해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예를 들어, 90% 이상의 미국인이 “나의 운전능력은 평균 이상”이라고 평각했습니다. 또 어느 대학에서는 70%에 달하는 교수가 “나의 수업능력은 Top 25%”라고 평가했다고 합니다. 약 45%(70% - 25%)에 해당하는 교수들이 자기 자신의 수업능력을 실제보다 높게 생각한 것이지요.


이와 같이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제대로, 정확하게 아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니 자기가 아닌 남을 제대로 알기는 또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그래서 중국의 철학자 공자(孔子)는 자기가 쓴 유교 경전인 ‘논어(論語)’에서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는 능력’인 ‘지인지감(知人知鑑)’의 중요성을 그토록 강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중배 : 본지 발행인 겸 大記者. 조명평론가

 

기사입력: 2019/02/15 [18:19]  최종편집: ⓒ architectur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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