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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명’의 새 파트너로 등장한 ‘베트남’… 그 ‘협력방안’은?
“‘한국은 설계+베트남은 제조’로 분업체제 확립, 세계시장으로 나가야”
한국건축신문 기사입력  2019/05/09 [19:55]

 

▲ ‘랑동라이팅’ 하노이공장 내 ‘조명연구센터’ 1층에 마련돼 있는 ‘조명 제품 전시실’의 전경. (사진=김중배 大記者)     © 한국건축신문

1989년 3월 10일에 ‘조인미디어그룹’이 탄생한 이후 30년이 흘렀다. 그동안 한국의 조명산업과 조명업계, 조명업체들은 일본과 대만, 중국이라는 3개 국가의 조명업체들과 ‘파트너’인 동시에 ‘경쟁자’라는 이중적인 관계를 맺어 왔다. 그런 한국의 조명업체들이 위기에 처한 지금, 새로운 파트너가 될 수 있는 베트남이란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한국은 새로운 파트너 후보인 ‘베트남’과 어떤 관계를 구축해야 할까?

 

 

일본·대만·중국과 한국은 ‘협력’과 ‘경쟁’ 관계 못 벗어나
위기에 빠진 한국에게 ‘베트남’은 새로운 돌파구 제공 가능해
일방적인 수입·수출이 아니라 서로 분업해서 세계시장 진출해야

 

 

1989년 3월 10일에 ‘조인미디어그룹’이 설립되기 이전의 시기는 한국의 조명 역사에 언론과 기자가 없던 시기였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과 기자의 입장에서는 사료(史料)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증언(證言)에만 의존해서 당시의 상황을 살펴볼 수밖에 없는 선사시대(先史時代)나 다름이 없다.


그렇지만 1989년 3월 10일 이후에 대해 말한다면 또 얘기가 달라진다. 그 날 이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무슨 일이 어떻게 전개 왔는가를 언론과 기자 입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1989년 3월 10일 이후의 한국 조명산업과 조명업계, 조명업체들은 3개의 단계를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한국 조명산업이 거쳐 온 ‘3개의 시기’
첫째는 ‘일본의 시기’다. 이 시기는 1989년 이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한국의 조명산업, 조명업계, 조명업체들이 일본으로부터 새로운 트렌드와 제품의 사조, 디자인을 받아들이고 베끼던 시기이다.


그 다음은 ‘대만의 시기’다. 이 시기는 한국보다 가격이 싼 대만에서 조명기구와 부품을 수입하던 때이다.


이 시기에 대만의 조명기구와 조명 제품 가격은 한국보다 훨씬 저렴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조명기구를 만드는 것보다 대만에서 부품을 수입해 와서 조립을 하거나, 아예 완제품을 수입해 오는 것이 더 비용이 적게 들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한국의 조명업체들은 하나 둘씩 대만제 조명 부품과 조명기구를 수입해 오기 시작했고, 얼마 가지 않아 부품보다는 완제품을 수입해 오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국의 조명시장에 대만산 조명기구가 넘쳐난다”는 비명(?)이 들리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때부터이다.


그 다음은 ‘중국의 시기’이다. 이 시기는 대만보다 가격이 더 저렴한 중국으로부터 조명 부품과 조명기구를 들여오는 시기이다.


사실 중국은 1978년 12월 등소평이 개혁 개방을 선언한 직후부터 ‘광동성’을 ‘조명의 도시(照明之省)’으로 정하고 조명산업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광동성의 작은 도시인 중산시가 ‘조명의 도시’로 변모하기 시작한 것도, 그리고 중산시 안의 작고 가난한 농촌이었던 고진(古鎭 : 구젠)이 ‘조명산업단지’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이다.


하지만 중국이 ‘세계의 조명 공장’으로 등장한 것은 대만의 조명업체 중 80% 이상이 중국 동관(東莞)시에 있는 산업단지로 공장을 이전한 1993년~1995년경의 일이다.


이때부터 중국의 조명산업은 서서히 발전하기 시작했고, 1995년경에 이르러서는 중국 조명업체들이 이탈리아 밀라노국제조명전시회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값이 싼 카피 조명기구를 앞세워 세게의 조명시장을 석권하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와 흐름에 따라서 그동안 대만에서 조명 부품 및 조명기구를 수입해 왔던 한국의 조명업체들은 1992년부터 일부 지방 조명 매장이 구젠에서 조명기구를 수입해 와서 수입품‘이라는 막연한 이름으로 시중에 팔기 시작하는 식으로 중국과의 거래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1995년 5월에 중국 광동성 공저우 시에서 ‘제1회 중국국제조명전시회’(현재의 ‘광저우국제조명전시회’의 초창기 이름)가 열리는 것을 계기로 약 50명의 한국 조명업체들이 구젠을 방문해 현지 조명 공장들을 시찰하면서 중국 제품 수입이 본격화됐다. 이렇게 시작된 ‘중국의 시기’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변화하는 상황 속에 위기에 몰린 한국 조명업체들
그러나 그동안 중국의 조명산업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또한 중국 조명업체들이 수출에 주력한 결과 상당수의 업체들이 시장을 해외로 확대했고, 그 과정에서 수출로 자본을 축적해 큰 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반면에 초기에 중국 조명업체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던 한국 조명업체들은 ㅅ구입해 가는 물량이 많지 않은데다가 가격이 싼 제품을 주로 찾았기 때문에 중국 조명업체들의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대부분 ‘소규모 수입업자’ 정도로 위상이 낮아졌다.


또한 중국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폭을 매년 높이는 바람에 1인당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이 한국 화폐로 환산해 70~80만원에 이르는 상황이 됐다. 이런 근로자의 임금인상은 한국 조명 업체들이 수입하는 제품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서 중국에서 조명 부품이나 조명기구를 수입했을 때 얻게 되는 마진이 점점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했다.


게다가 2년 전에 발생한 사드 사태와 이를 계기로 생겨난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의 사업 부진이 겹치고, 여기에 지난해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분쟁까지 발생함으로써 중국에 진출했던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공장의 일부를 폐쇄하고, 롯데그룹이 매장 문을 닫고 철수를 결정하는 등, ‘탈 중국’ 분위기까지 조성됐다.


이런 와중에 한국 정부가 2년 연속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고, 법인세와 소득세 최고세율을 높이는 한편,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정책을 실시하자 한국의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과 중소기업까지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아예 폐업을 하는 혼란이 발생했다.


이런 상황을 요약하면 지금 한국의 기업들은 중국에 진출했던 업체나, 한국에 남아 있던 업체를 막론하고 ▲중국과 한국이 아닌 ‘제3국’으로 탈출하거나, ▲계속 높아지는 임금과 각종 규제를 피해 사업의 규모, 특히 ㄱ근로자의 수를 줄이거나 ▲아니면 수익성이 없는 사업을 폐업하거나 해야 하는 3가지 방안 중 하나를 빨리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몰린 실정이다. 이런 상황은 한국의 조명업체들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가 않다.


◆새로 등장한 ‘베트남’이라는 카드
이런 시기에 등장한 것이 ‘베트남’이라는 변수이다. ‘베트남’이 한국 업체들에게 ‘제3의 대안’이 된 것은 사실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현재 베트남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포함해 8000개가 넘는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이란 나라가 한국 조명업체들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모으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그 계기를 제공한 것은 베트남 조명업계 1위의 조명업체인 ‘랑동라이팅’이다. ‘랑동라이팅’은 약 10년 전부터 한국의 한 조명업체에게 조명 제품을 공급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사실이 한국 조명업체들에게 그다지 상세히 알려지지 않았던 관계로 ‘랑동라이팅’의 존재는 그다지 주목을 끌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해에‘랑동라이팅’은 한국의 업체를 한국 대표(Representative)로 정해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해0 11월 6일 ‘랑동라이팅’은 서울시 강남구 소재 리베라호텔에서 약 40명의 한국 조명업체와 유통업체 관계자를 초청해 자기 회사와 제품을 소개하는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 ‘워크숍’에 대한 내용은 ‘한국조명신문’을 통해서 한국의 조명업체들에게 상세히 보도됐다.


상황이 급반전 된 것은 지난해 11월 6일 ‘워크숍’ 개최 이후부터이다. 이와 관련해서 ‘랑동라이팅’ 관계자는 “‘한국조명신문’을 통해 ‘랑동라이팅’을 알게 된 많은 한국 조명업체들이 지난해 11월 이후 ‘랑동라이팅’을 직접 찾아와 상담을 하고 ‘큰 계약’을 많이 체결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이전까지 ‘랑동라이팅’이 취득한 ‘KC품목’은 5개에 불과했으나, 11월 이후 올해 4월에 이르는 동안 8개 품목이 추가돼 올해 4월 26일 현재 ‘랑동라이팅’이 취득한 ‘KC인증’ 취득 품목은 모두 13개라고 한다.


이것은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8개의 품목에 대한 ‘KC인증’ 취득과 한국으로의 수출이 이뤄졌거나,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밖에도 크고 작은 한국의 조명업체들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랑동라이팅’과의 협력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본지가 한국에서 파악을 해본 결과에 의하면, 그런 업체 중에는 대기업 계열사를 인수한 업체도 있고, 건설업체에 조명기구를 활발하게 납품하는 업체도 있다고 한다. 또 동남아시아 국가에 현재 조명 공장을 건설 중인 한국 조명업체와, 미국시장에 수출을 하려는 조명업체도 있는 것으로 체크가 됐다.


본지가 직간접적으로 스캔을 해 본 바에 의하면, 이 중 일부 업체들은 ‘랑통라이팅’의 샘플을 바탕으로 품질과 가격을 분석해 보고 “경쟁력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베트남 조명업체의 제품과 가격은 ‘합격점’이란 판단 우세
본지는 지난 4월 25일부터 4월 28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베트남 하노이시에 있는 ‘랑동라이팅’의 하노이공장을 방문해서 ‘조명연구개발센터(LRDC)'와 LED램프공장, LED조명기구공장, LED패키지공장, LED 드라이브공장 등을 둘러보고 현지 취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취재를 통해서 ‘랑동라이팅’이 한국 조명업체들에게 중국 업체들의 제품보다 품질과 가격이 더 좋은 제품을 공급해 한국 및 해외시장에서 판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할 생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런 상황에 대한 해석과 판단은 결국 한국 조명업체 각자의 몫이기는 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일본 → 대만 → 중국이라는 3개 국가의 조명업체들과 교류하면서 기업 차원의 수익 향상이라는 작은 ‘이익’과 국내 조명산업의 제조 기반 상실이라는 큰 ‘손실’을 경험한 한국의 조명업체들 입장에서 ‘베트남’ 조명업체의 등장은 ‘새로운 카드’가 가능성이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


문제는 한국의 조명업체들이 앞으로 ‘베트남’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어떻게 활용할 수 것인가 하는데 있다.


지금까지 일본, 대만, 중국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한국 조명업체들은 2가지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첫째는 이 3개 국가에서 수입한 제품을 내수시장에 공급하는데 집중했다. 다만 일본의 제품은 한국 제품보다 가격이 높았기 때문에 수입 → 내수시장 판매보다는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을 들여와서 카피하는 용도로 더 많이 사용됐다는 감은 없지 않다. 그러나 한국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했던 대만이나 중국의 제품은 전형적인 수입 → 내수시장 판매 방식을 따르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둘째는, 이렇게 대만이나 중국에서 수입한 조명 부품이나 조명기구를 제3국으로 수출하는 경우는 거의 보기 드물었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이것은 중국으로부터 부품을 들여다가 조명기구를 만들어서 제3국에 다시 수출하는 경우가 많은 동유럽의 폴란드나 헝가리와는 상당히 다른 패턴”이라고 한 홍콩의 조명업계 관계자는 지적했다.


◆‘어떤 협력관계’를 맺느냐가 중요한 문제
이런 과거의 패턴을 감안할 때, ‘베트남’과의 관계에서도 ▲수입 → 내수시장 판매라는 제1패턴과 ▲해외시장 수출에 대한 무관심이란 제2패턴은 그대로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런 2가지 방식을 반복하는 것으로만 그친다면 한국의 조명업체들은 ‘베트남’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절반만 활용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반면에 ‘베트남’의 조명업체, 그 중에서도 베트남 조명업계 1위인 ‘랑동라이팅’의 연구개발 능력, 제품의 품질, 가격의 경쟁력 등을 최대한 활용하는 길을 찾는다면 한국 조명업체들은 마치 애플이 대만의 폭스콘과 손을 잡고 세계의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한 것과 같은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애플의 기술과 폭스콘의 뛰어난 생산설비를 결합해서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갖추고, 부가가치가 높은 스마트폰 사업을 펼치는 ‘애플 방식’을 조명에 그대로 도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애플과 폭스콘은 이 방식을 ‘글로벌 협업’ 또는 ‘글로벌 분업’이라고 부른다.


이밖에도 한국 조명업체들과 ‘랑동라이팅’으로 대표되는 베트남 조명업체들과의 협업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에서 부품만 공급받아 한국에서 완제품을 조립하는 방법, 한국에서 설계한 조명기구를 베트남에서 OEM으로 제작해 오는 방법, 베트남 조명업체가 개발한 ODM 제품을 공급받는 방법도 검토 가능한 ‘경우의 수’들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가장 좋은 한국과 베트남 조명업체 간의 협력은 한국의 기술+베트남 생산→한국 및 해외시장 판로 확대 모델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앞에서 말했듯이 최종 선택은 한국 조명업체들 각자의 몫이다.
/김중배 大記者

기사입력: 2019/05/09 [19:55]  최종편집: ⓒ architectur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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