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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명업체들은 어떻게 해야 지금의 ‘불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전체 시장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1군 그룹’에 진입하는 것이 해결책”
한국건축신문 기사입력  2019/05/28 [09:30]

 

▲ 베트남 1위 조명업체인 ‘랑동라이팅’의 하노이공장에서 출하를 기다리고 있는 ‘한국행 조명 제품’의 모습.(사진=김중배 大記者)     © 한국건축신문

최근에 일부 조명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면담과 전화취재를 통해서 살펴본 국내 조명업체들의 사정은 대체로 ‘나쁨’ 또는 ‘매우 나쁨’수준이었다. 기자가 만난 조명업체 CEO들은 대부분‘ 지속적인 매출 감소’와 ‘빠르게 늘어나는 비용’ 때문에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었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국내 조명업체들이 처해 있는 이런 ‘불황’의 상황에서 벗어날 묘책은 없는 것일까?

 

 

현재 국내 조명업체들이 겪는 상황은 ‘구조적인 장기 불황’에 해당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상위 20%’에 들어가야 안전권에 진입
회사 몸집 줄이고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여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길

 

 

현재 국내 조명업체 CEO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공포 분위기가 은연중에 퍼지고 있다. 소리 소문 없이 확산되고 있는 공포 분위기의 정체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지금 우리 회사나 국내 조명업계가 처한 상황이 과연 어떤 것일까?”를 하는 것이다. 지금 자기가 놓여 있는 상황을 정확하게 모르다 보니 마치 캄캄한 지하실에 혼자 갇혀 있는 것과 같은 공포심을 느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겠느냐?” 하는 막막한 느낌에서 비롯된 ‘두려움’이다. 어디로 얼마나 가야 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니 무서운 것이다.


첫 번째 두려움이 지금 내가 어디에,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가를 모르는데서 비롯된 ‘좌표 상실의 공포’라면, 두 번째 두려움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를 모를 때 겪게 되는 ‘방향 감각 상실의 공포’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무엇보다 지금 자기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이고, 어떤 상황인가를 최대한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판단할 수가 있다. 그 방향과 방법을 알고 나면 그 방향으로, 그 방법대로 나갈 수가 있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의 조명업계와 조명업체들이 처해 있는 상황은 어떤 것일까?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매우 간단하다.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서 ‘해답’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지금은 심각한 위기상황’이며, 그 ‘위기상황’의 본질은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불황의 초입’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구조적이며 장기적인 불황’이 현재 상황의 본질
현재 국내 경제는 ‘불황’에 진입한 상황이다. ‘불황’이란 경기의 ‘둔화’가 장기간에 걸쳐 진행돼 ‘침체’ 상태에 이른 것을 말한다. 이미 국내 경제는 몇 분기에 걸쳐 경기의 둔화가 계속된 상태이다. 그러니 “경제가 침체 단계에 돌입했다”는 것이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여기에 ‘구조적이며 장기적인’이란 수식어가 붙는 이유는 분명하다. 구조적이란 단순히 경기 변동에 따라 발생한 일시적인 불황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 변동 이전에 경제의 시스템 상의 문제 때문에 발생한 불황이라는 의미다.


이런 구조적인 불황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해결되기 전에는 호전되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상황이 개선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러므로 당연히 ‘장기적’이 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비록 대내적인 요인이나 대외적인 요인이 다소 좋아진다고 해서 지금의 상황이 금세 해소되지는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국내 조명업체들이 처한 상황이 나아질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국내 조명업계 안에 내재해 있는 구조적인 문제들부터 해결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구조적인 문제의 원인은 ‘조명산업의 경쟁력 약화’
그동안 여러 차례 설명을 한 것과 같이, 지금 국내 조명업계나 조명업체들이 처해 있는 상황은 ‘경쟁력’이 형편없이 떨어졌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국내 조명업체와 조명업계, 조명산업의 경쟁력은 1980년대 후반에 대만의 저가 조명 제품이 세계 조명시장에 처음 등장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

사실 국내 조명산업과 조명업체들은 1989년 이전만 해도 나름대로 경쟁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1980년대 말에 접어들면서 한국보다 더 저렴한 대만이 등장했다. 그리고 국내에서 조명 제품을 생산하는 것보다 대만에서 조명 제품을 구입해 오는 것이 더 비용 면에서 유리하게 됐다.


이런 변화의 틈을 타고 시작된 저가의 대만산 제품 수입 행렬은 그 이후 중국산으로 대체됐다가 최근에 와서는 베트남산으로 국가를 바꿔가면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산 제품의 높은 가격이 경쟁력 약화의 근본원인
그렇다면 대만산이나 중국산 조명 제품이 왜 그토록 장기간에 걸쳐서 한국에 수입되고, 그 때마다 국내 조명시장의 80~90%를 점유하게 됐을까?


그 원인은 한국에서 조명 제품을 생산할 때 들어가는 비용이 대만이나 중국, 베트남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대만의 제품이 한국에 수입되기 시작했을 때 한국산 제품과 대만산 제품의 가격 차이는, 품목에 따라 차이가 있었지만, 대체로 최소 30% 이상, 최대 50~60% 정도에 이르렀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중국산 제품이 처음 국내에 들어오던 당시의 두 나라 간 제품 가격 차이는 최소 50% 이상, 최대 80~90%에 육박했던 것으로 추산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조명업체 입장에서는 대만이나 중국에서 조명 부품 또는 조명기구를 수입해 오면 그 가격의 차액만큼 이익이 늘어나거나, 국내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가 있었다. 그러므로 한국 조명업체들이 ‘나중에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대만산 또는 중국산 제품의 수입에 집착했던 것이다.


현재 베트남 조명업체가 국내 시장에 자발적으로 접근을 해 온 이유도 마찬가지다. 지금 한국의 조명업체들은 중국 제품을 주로 수입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 노동자들의 임금이 한국의 최저 임금 대비 50%에 이를 정도로 높아진 반면, 베트남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은 중국 대비 20% 정도에 불과하다.


이것을 한국을 기준으로 정리하면 대략 한국 : 중국 : 베트남 = 100 : 50 : 10이 된다. 그만큼 베트남이 중국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월등하게 높다는 얘기다.


반면에 한국과 중국,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품질은 한국 : 중국 : 베트남 = 100 : 90 : 95 정도로 큰 차이가 없다. 중국과 베트남 업체의 생산역량에 따라서 한국 : 중국 : 베트남 = 100 : 100 : 100이라고 해도 크게 잘못된 것이 아닐 정도로 3개 국가 간 제품의 품질이나 디자인, 기술의 수준 차이는 나지 않을 정도다.


이런 시각으로 보면, 한국과 중국, 베트남의 제품 및 가격 경쟁력은 베트남, 중국, 한국 순으로 역전될 가능성마저 배제하기가 어렵다.


이런 상황이 전개된 이유는 한국이 소재와 부품, 장비 같은 조명산업의 인프라를 거의 상실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부품을 만들던 업체들이 대만산과 중국산의 가격경쟁력과 품질경쟁력에 밀리고, 한국의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이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한국산 소재와 부품을 기피하는 대신 대만 및 중국산을 사용하는 일이 보편화되면서 한국의 조명 소재와 부품 생산 기반은 거의 소멸되다시피 돼버렸다.


그 결과 한국 조명 업체들이 한국에서 만들어서 내놓은 조명기구를 뜯어보면 대만 또는 중국산 부품이 대부분인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것은 한국의 조명업체들이 내놓는 제품이라고 해봐야 부품을 조립해서 조명기구로 완성시킨 나라가 한국일 뿐, 실질적으로는 대만 또는 중국 부품을 조립해 놓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조명기구가 조립된 장소가 한국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한국산, 중국산, 대만산 조명기구 간에는 하등의 차이가 없다고 해서 결코 지나친 말은 아니게 된 것이 현재 한국의 상황이다.


◆경기 침체와 비용 상승의 덫에 빠져버린 한국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서 한국의 조명업체들이 대만이나 중국, 베트남에서 들어온 제품과 차별화를 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기술을 차별화해야 하고, 소재와 부품을 차별화해야 한다. 그리고 품질과 디자인, 기능의 수준을 월등하게 높여야 한다. 제품의 가격은 대만, 중국, 베트남 제품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아예 최고급 제품을 만들어서 비싼 가격으로 수출이 가능한 제품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목표들을 한국의 조명업체들이 과연 실제로 달성할 수 있느냐?” 하는 데 있다.


올해 4월에 열렸던 ‘2019 홍콩춘계국제조명전시회’에 참가한 대만과 중국 업체들이 내놓은 제품의 기술, 품질, 디자인, 가격 등을 비교해보고, 4월 하순에 기자가 방문했던 베트남 조명업계 1위로 알려진 ‘랑동라이팅’의 생산시설과 제품 수준을 비교해 보면, 사실 현재의 상태로는 앞에서 말한 ‘차별화’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판단된다.


즉, 기술과 제품의 성능, 품질, 디자인, 가격, 생산시설과 이를 바탕으로 한 규모의 경제라는 관점에서 한국은 대만, 중국, 베트남과 경쟁을 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대만, 중국, 베트남과 차별화가 가능한 거의 유일한 부분은 ‘브랜드’ 정도일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브랜드 파워’라는 관점에서 볼 때, 한국 조명 제품도 대만, 중국, 베트남 업체나 제품과 큰 차이가 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결론을 말하자면, 한국 조명 제품은 브랜드도 없고, 자체적으로 생산한 부품이나 소재도 없어서 직접 소재와 부품을 생산하는 대만, 중국, 베트남 제품에 비해 열세라는 것이 ‘정확한 판단’인 것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극적인 변화를 이뤄내지 못하면 한국의 조명업계나 조명업체들은 내수시장을 대만, 중국, 베트남 업체들의 공세로부터 지켜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을 확대할 경쟁력도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한국의 조명업계와 조명업체들이 경쟁력 회복과 향상을 통한 ‘터닝 포인트’를 만들 여건이 취약하다는 말이다.


◆내수시장에서 한국 조명업체가 생존하는 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조명산업과 조명업게, 조명업체들이 쉽사리 무너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베트남, 인도, 헝가리, 폴란드, 심지어 중국의 예에서 보는 것처럼 소재와 부품, 장비를 직접 만들어내지 못하는 나라에서도 조명산업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가능한 데에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소재와 부품, 장비의 생산을 포기하는 대신 다른 나라에서 수입을 해 와서 조립해 완성품인 조명기구를 만드는 방식을 택한다면, 외형상 조명기구의 제조라는 형태를 유지할 수는 있다. 또는 이런 조립도 포기하고 조명기구 자체를 들여와서 판매하는 방법도 있다.


이렇게 되면 그 나라의 조명산업은 실질적으로는 조립산업, 수입 및 유통산업 차원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런 상황은 업체 단위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어쨌거나 조명이라는 업체를 통해서 이익을 창출할 수가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국가의 차원에서 조명산업을 생각한다면, 이것은 완전히 조명산업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왜냐 하면, 수입 및 판매를 통해서 얻어지는 조명업체의 이익을 제외한 모든 부가가치는 대만, 중국, 베트남으로 이전되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조명산업이 조립산업화, 유통산업화 하는 경우 대두될 또 하나의 문제점은 한국 조명산업의 ‘내수산업화’ 현상이다. 이것은 한국의 조명산업이 해외 수출을 포기하고 오로지 내수시장에만 매달리게 되는 것을 말한다.


특히 한국의 조명업체들이 기술 개발과 제품 개발해서 대만, 중국, 베트남에서 OEM으로 만들어 오지 않고, 완성품을 수입해 오는 경우 이런 현상이 아예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조명업체의 생존방법은?
이런 문제점들을 모두 외면한 채 한국의 조명업체들이 한국의 시장에서 살아남고, 번창하고, 사업에 성공하는 것에만 포커스를 맞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방법은 ‘파레토의 법칙’ 또는 ‘80 대 20의 법칙’을 철저하게 활용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상위 20%에 해당하는 업체가 그 시장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는 ‘파레토의 법칙’에 따라서 모든 업체들이 전체 시장 규모의 80%에 해당하는 매출을 올리는 상위 20% 업체 그룹에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하면 해당 업계에서 매출(시장점유율)이 가장 많은 업체 순서대로 몇 개의 업체(1군 업체)가 시장을 독과점하는 상태가 된다. 이 1군 업체는 1개가 될 수도 있고 2개 또는 3개, 4개나 5개가 될 수도 있다. 업체의 시장점유율 총합이 시장 전체 규모의 80%에 이를 때까지 1군 업체는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시장점유율의 합계가 80%에 이르는 1군 업체들의 그룹이 형성되고 나면 1군 업체에 속하지 않는 수많은 ‘잔여 업체’들이 나머지 20%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 연출된다.


이런 상황을 ‘파레토의 법칙’에 적용하면 상위 20%에 해당하는 업체들이 전체 시장 매출의 80%를 차지(상위 업체 1%당 시장 매출의 4%를 차지)하는 동안 하위 80%의 업체들은 전체 시장 매출의 20%를 차지(하위 업체 1%당 시장 매출의 0.25%를 차지)하게 된다는 말이다.


상위 업체와 하위 업체간의 시장점유율 비율은 상위 20% : 하위 80% = 4% : 0.25% = 16 : 1로 벌어진다. 소수의 상위 업체와 다수의 하위 업체 간 시장점유율과 매출 규모의 비율이 16 : 1에 이른다는 것은 그만큼 상위 업체가 매출과 이익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불황일수록 한국의 조명업체들은 매출을 늘려서 상위 20%(1군 업체)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 비록 불황이 닥치더라도 상위 20%에 해당하는 업체들은 안정적으로, 또한 안전하게, 회사를 끌어나갈 수가 있게 된다.


이것이야 말로 모든 조명업체들이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불황’에 진입한 한국의 조명업계에서 조명업체들이 살아남고, 번창하고, 성공하는 비결이다.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도 안전하게 살아남고 싶은가? 그렇다면 업계 상위 20%(1군 업체)가 돼라. 그러면 어떤 불황이 와도 살아남을 수가 있다. 바로 그 이치를 ‘파레토의 법칙’은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김중배 大記者

기사입력: 2019/05/28 [09:30]  최종편집: ⓒ architectur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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