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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명업계는 왜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불법제품’을 근절해야 할까?
“‘안전인증 받지 않는 업체·제품이 많은 업계’는 국회·정부·소비자 모두 외면한다”
한국건축신문 기사입력  2019/06/11 [16:46]

 

▲ 사진은 ‘LEDTEC ASIA 2019'DP 참가한 국내 LED조명업체 관계자들이 현지 업체와 상담을 하는 모습.(사진제공=한국광산업진흥회)     © 한국건축신문

‘안전인증’은 조명 제품을 만드는 업체라면 제품을 공장에서 밖으로 출시하기 전에 반드시 취득하도록 정부가 의무화 한 법률이다. 그러나 ‘안전인증’의 취득과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조명업체들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 결과 국내 조명업계는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불법 조명 제품’이 많은 ‘문제 업계’로 ‘불신’을 받게 됐다. 문제는 이렇게 ‘문제 업계’가 된 ‘조명업계’를 바라보는 국회와 정부, 국민들의 시선이 갈수록 차가워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안전인증’을 취득하는 것은 ‘기본적인 법을 지킨다’는 것을 뜻해
‘안전인증 받지 않는 업체’가 많으면 국회·정부의 지원받기 어려워
‘안전인증 제대로 받는 업계’돼야 국가의 조명산업 지원도 가능해져

 

 

어떤 산업이나 업계가 발전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무엇일까? 그것은 두 말을 할 필요도 없이 국가와 정부가 앞장을 서서 그 산업과 업계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문제는 국가나 정부가 어떤 산업이나 업계를 육성, 발전시키려면 그런 일을 가능하게 해주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말하는 근거는 어떤 산업이 중요하니까 국가와 정부가 나서서 육성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거나, 혹은 어떤 업계가 어려우니 정부가 나서서 도와줘야 한다는 차원의 얘기가 아니다. ‘법률’로 “정부가 나서서 어떤 산업을 책임지고 육성,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무를 정부에 부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식으로 정부로 하여금 어떤 산업을 육성, 발전시키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법률을 ‘00산업기본법’ 또는 ‘00산업진흥법’이라고 한다. 이런 ‘기본법’과 ‘진흥법’은 이름만 다를 뿐 “정부가 어떤 산업을 육성, 발전시켜야 한다”는 책임과 의무를 지게 한다는 점에서는 조금도 다르지가 않다.


◆국내 조명산업 발전은 ‘기본법’ 제정 여부에 달려 있어
이런 ‘기본법’이나 ‘진흥법’이 제정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가장 큰 변화는 정부가 해당 산업을 육성,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을 5년 단위로 세우고 정부의 예산을 투입해 산업을 육성하고 발전시켜 나가게 된다는 점이다.


정부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기본법’이나 ‘진흥법’에 “5년 단위로 해당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을 마련해서, 국가의 예산을 투입해 실행하라”고 규정을 해놓았기 때문이다. 이런 ‘기본법’이나 ‘진흥법’을 국회나 정부에서는 ‘법률적인 근거’라고 부른다.


이 ‘법률적인 근거’가 있어야 정부가 법률에 의거해서 정책을 수립할 수가 있고, 정책에 의거해서 국가의 예산을 마련해 사용할 수가 있다. 만일 ‘법률적인 근거’가 있으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아주 미미한 산업이라고 해도 정책을 수립하고 예산을 마련해서 그 산업을 육성, 발전시켜 나갈 수가 있다.


반대로 아무리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해도 ‘법률적인 근거’가 없으면 정부가 해당 산업을 육성하거나 국가의 예산을 투입할 수가 없다. 그런 일은 ‘법률에 근거’가 없는 불법적인 행위에 지나지 않는 까닭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일 국내 조명업계나 조명업체들이 “정부가 나서서 조명산업을 육성, 발전시켜주기를 바란다”고 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가칭 ‘한국조명산업기본법’이나 ‘한국조명산업진흥법’ 같은 법률을 국회가 제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국내 조명산업을 발전시키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어떤 국회의원을 설득해서 국가와 정부가 국내 조명산업을 발전시켜야 하는 이유를 납득하도록 한 뒤에, 그 국회의원으로 하여금 ‘한국조명산업기본법’ 법률안을 만들어서 20명의 국회의원의 동의를 얻어서 국회에 법률안을 제출한 뒤 소정의 절차를 거쳐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도록 하기만 하면 된다.


국내 조명업계가 할 일이라고는 국회의원 한 사람이 ‘한국조명산업기본법’을 대표발의하도록 설득하는 것 이외에는 거의 없다.


게다가 국내 조명업계에는 이런저런 인연으로 국회의원과 친분이 두터운 조명업체 대표들도 적지 않다. 이런 조명업체 대표들이 나서서 친분이 잇는 국회의원을 설득해 주기만 한다면 ‘한국조명산업발전기본법’ 정도는 쉽게 제정할 수가 있을지도 모른다.


◆국회와 정부의 신뢰 없이는 ‘기본법’ 제정은 불가능해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하나 나올 수가 있다. 그렇게 쉬운 일이라면 왜 국내 조명업계에서는 그동안 ‘한국조명산업발전기본법’이라는 것을 제정하지 못했던 것일까?


이런 궁금증에 대한 해답은 “그런 법을 만드는 일이 결코 쉽지가 않다”는 데 있다. 그 이유는 자명하다. 법률을 제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국회의원들이‘한국조명산업발전기본법’을 제정하는데 쉽게 동의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첫째는 조명업계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할 수 있다. 둘째는 그런 법을 제정해야 하겠다고 생각하는 국회의원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셋째는 법률을 제정하는데 가장 필요한 ‘신뢰’를 국내 조명업계가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유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무슨 얘기인지 한 번 읽어보기만 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얘기인 까닭이다.


그런데 세 번째 이유에 대해서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한국조명산업발전기본법’을 만드는데 무슨 ‘신뢰’가 필요하다는 말인지 언뜻 이해가 가지 않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신뢰’란 누가 누구에 대해 하는 신뢰를 말하는 것일까?


첫째는 ‘한국조명산업발전기본법’을 발의할 국회의원들의 국내 조명업계에 대한 신뢰다. 즉, 법률을 만드는 권한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정부가 나서서 국내 조명산업을 발전시키도록 하는 ‘기본법’을 만들어야 할 정도로 조명산업이 중요한 것이다”라는 조명업계의 말을 믿어줘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어떤 국회의원이 나서서 법률안도 만들도 20명의 국회의원들의 동의도 얻어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대표발의)할 수가 있다.


두 번째는 국회의 카운터 파트너인 정부의 신뢰다. 국내 조명산업을 관장하는 주무관청인 산업통상자원부의 조명 담당부서 공무원들이 ‘한국조명산업발전기본법’의 제정에 대해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국회의원들이 정부부처에 “이런 법률을 만를려고 하는데 정부 측의 생각은 어떤가?”라고 질의했을 때 “그런 법률이 꼭 필요하다”고 대답을 해줄 수가 있다. 만일 정부기관에서 “그런 법률은 만들 필요가 없다”거나, “그런 법률이 필요는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나타내면 법률의 제정은 그만큼 어려워질 것이다.


◆국회와 정부를 움직이는 국민의 신뢰도 중요
세 번째는 국민들의 신뢰다. 국회의원과 정부의 공무원들은 결국 국민들이 그런 법률의 제정을 원하는가, 아니면 원하지 않는가를 판단해서 ‘한국조명산업발전기본법’의 제정 필요성을 판단하게 된다.


그러므로 만일 국민들도 그런 법률을 원하고, 그런 법률을 제정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이익이 된다면 법률의 제정은 훨씬 쉬워질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그 반대의 상황이 된다면 법률의 제정은 물 건너가기 쉬워질 것이다.


이런 전후 사정을 종합해 보면, 국내 조명업계가 원하는 것과 같이 정부가 나서서 국내 조명산업을 육성, 발전시키도록 하는 ‘한국조명산업발전기본법’을 제정하게 하려면 국회의원, 정부기관, 국민 등 3개 부문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다면 국내 조명업계는 과연 국회와 정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는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렇지 않다”는 쪽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이미 몇 년 전에 국회의원의 신뢰를 얻지 못해서 ‘한국조명산업발전기본법’을 제정하려는 시도가 무산이 됐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불법제품’ 때문에 무산된 ‘조명기본법’ 제정 시도
그동안 국내 조명업계에는 밝히지 않았던 일지만, 2015년에 ‘한국조명산업신문’에서는 한 국회의원의 도움을 받아서 ‘인증 중복 규제’ 문제와 ‘한국조명산업발전기본법’을 제정하려는 시도를 추진한 바가 있었다.


당시 양측이 세웠던 플랜에 따르면 2015년 상반기에 ‘인증 중복 규제’ 문제를 국회에서 다루고, 하반기에는 정기국회에서 ‘한국조명산업발전기본법’의 제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안이 마련돼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결국 무산됐다. 첫째는 국회의원이 원하는 대 정부 질의자료를 국내 조명업계 쪽에서 적시에 제공하지 못했다. 그래서 ‘인증 중복 규제’ 문제는 해당 정부부처에 국회의원이 1차 질의하고 문서로 답변을 제출받는 선에서 끝이 났다. 정부부처의 1차 답변에 대해서 국회의원이 2차 질의를 하려고 했지만 ‘자료’가 너무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슈인 ‘한국조명산업발전기본법’의 발의와 제정 추진 문제 역시 초기단계에서 장애를 만났다. 국회의원 쪽에서 “이 문제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던 것이다. 그러면서 문제가 된 것이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불법 제품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었다.


공교롭게도 2015년은 국내의 신문과 TV 등에서 “조명업계에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불법 제품이 범람한다”는 기사가 줄을 이어 보도된 해였다. 심지어 한 TV방송국에서는 “LED조명기구에 과전류를 흘리니 순식간에 불이 붙는 모습”을 찍은 영상을 방영해 ‘장안의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까지 했다.


이렇게 ‘안전인증’과 ‘불법제품’, 그리고 ‘불량제품’에 대한 언론매체의 보도가 이어지자 국회의원 쪽에서 먼저 “안전인증조차 받지 않은 불법제품이 범람하는 조명업계를 육성, 발전시키자는 ‘기본법’을 발의하거나, 법률 제정을 추진하는 것은 ▲동료 국회의원들의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고 ▲‘명분도 약하며 ▲사회적인 분위기도 좋지 않고 ▲지금은 시기가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이런 전후의 과정을 다시 한 번 짚어 보았을 때 2015년도에 추진됐던 ‘한국조명산업발전기본법’을 제정하려는 시도는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불법제품이 국내 조명업계에 범람한다”는 언론매체들의 잇따른 보도에 발목을 잡혀 무산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해서 결코 지나친 말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물론 여기서 문제가 된 것은 ‘언론의 보도’가 아니라 그런 보도가 쏟아져 나오는 원인을 제공한 ‘안전인증을 취득하지 않은 불법제품이 범람하는 국내 조명업계의 현실’이었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안전인증을 취득하지 않은 불법제품’이 범람하는 국내 조명업계의 현실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국내 조명업계가 국회와 정부, 국민들의 신뢰와 협조를 받아 ‘한국조명산업발전기본법’ 같은 법률을 제정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말해서, 국내 조명산업 발전을 촉진할 ‘한국조명산업발전기본법’의 제정 문제와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불법제품의 범람’이라는 문제가 사실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하나로 붙어 있다는 얘기다.


◆‘불법제품’의 비율은 더 높아진 것으로 추정돼
2015년에 ‘한국조명신문’이 시도했던 ‘한국조명산업발전법’ 제정 시도는 이렇게 무위(無爲)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안전인증’과 ‘불법제품’, 그리고‘불량제품’이라는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에 관한 문제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2016년 6월에 산업통상자원부 전자전기과에서는 ‘LED산업 경쟁력 제고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불법·불량제품이 다량 유통되고 있어, LED 보급 지원 등 LED산업 육성정책의 효과성이 반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기술표준원이 2015년 9월에 LED조명 제품을 무작위로 수거해서 조사한 결과 50%가 불법 및 불량으로 확인됐다”는 자료를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그 이후 국내 조명업계 안에서 ‘안전인증을 취득하지 않은 불법제품’의 비중이 감소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늘어났다는 것이 국내 조명업계 관계자들의 중론(衆論)이다.


2018년 10월 이후 최근까지 본지가 직접 면담한 조명업게 관계자들의 의견에 따르면 요즘 시중에 유통 중인 조명기구 가운데 최소한 60~70%는 안전인증을 취득하지 않은 불법제품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적지 않은 수의 조명업계 관계자들은 “안전인증을 취득한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절대로 믿을 수가 없다. 조명업체 대표 중에는 안전인증을 취득한 제품이라고 하는 조명기구를 구입해서 납품했다가 안전인증을 받은 제품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져 손해를 본 사람들이 많다”면서 “불법 및 불량 제품 문제를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국내 조명업계와 조명업체, 조명제품이 동시에 ‘불신’의 늪에 빠져서 망하게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런 만큼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불법제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나 조명업계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김중배 大記者

기사입력: 2019/06/11 [16:46]  최종편집: ⓒ architectur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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