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9일부터 12일까지 4일 동안 중국 광동성 광저우 시(시)에서 열렸던 ‘2019 광저우국제조명전시회’는 적어도 2가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한국의 조명업계와 조명업체들에게 던졌다.

그 첫 번째 메시지는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미국과의 관세전쟁,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조명산업이나 조명업계, 조명업체들이 쉽사리 무너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중국의 조명업체들이 이미 미국의 관세 보복 정도에는 끄떡도 하지 않을 만큼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2019 광저우국제조명전시회’에서 만난 많은 중국 조명업체의 관계자들은 가운데는 기자가 묻기도 전에 “우리는 미국에게는 제품을 팔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면서 “우리가 노리는 시장은 아시아, 유럽, 호주, 일본, 인도, 중동, 남미, 아프리카”라고 강조했다.

이 말은 중국의 조명업체들이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관세전쟁, 무역전쟁, 패권전쟁을 돌파할 대책을 나름대로 강구해 놓고 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하게 한다.

두 번째 메시지는 중국 조명업체들이 앞으로도 장기간에 걸쳐 가격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2가지이다.

우선 중국의 조명업체들은 상승하는 임금에 대비해 상당한 수준의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서 전구형 LED램프의 경우 중국산 자동화기계만으로도 시간당 8000개의 수량을 생산할 수가 있는 정도였다. 게다가 LED조명용 형광체부터 각종 시험장비와 계측장비, 포장기계에 이르기까지 일관생산라인을 충분히 꾸릴 수 있을 정도로 자동화설비가 다양했다.

또한 중국의 조명업체들 중에는 이미 인접국가인 베트남은 물론 인도, 라오스, 말레이시아 등 임금이 더 저렴한 국가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현지 조명업체에 지분 투자를 해놓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런 생산시설 자동화나 공장의 해외 이전은 모두 생산비용을 낮추는데 유효(有效)한 효과가 있는 조치들이다. 이런 대책을 바탕으로 중국 조명업체들은 제품의 가격을 계속 낮추고 있었다.

예를 들어 중국의 한 대형 LED램프 제조업체는 전구형 LED램프의 가격을 0.29달러 이하로 제시하고 있었다. 이것은 과거의 가격인 0.3달러보다 더 낮아진 가격이다.

이런 두 가지 요인들만 살펴보아도 중국의 조명업체들이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으로 회사의 문을 닫는 지경에는 이르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까? 그저 낮아지기만 하는 중국 조명 제품의 가격에 만족하면서 더 많은 조명 제품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해 들어오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더 이상 말을 할 필요조차 없다.

그러나 제조산업에 기반한 한국 조명산업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것을 전제할 때는 문제가 달라진다. 이미 한국을 저만큼 앞서갈 준비를 한 중국을 상대로 ‘현명하게 경쟁해서 이길 대책’을 국내 조명업계와 조명업체들은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 방법은 과연 무엇이라는 말이냐?” 우리가 국내 조명업계와 조명업체들에게 묻고 싶은 것은 바로 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