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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명, ‘독자적인 산업기반’재건 안 하면 ‘반도체산업 꼴’ 난다”
국내 반도체산업은 ‘일본산 소재’없으면 꼼짝 못해 … ‘중국산 부품’ 없으면 조명기구 못 만드는 국내 조명산업도 마찬가지
한국건축신문 기사입력  2019/08/05 [14:05]

 

▲ 한국의 조명산업은 국내 반도체산업과 입장이 다르지가 않다. ‘2019 광저우국제조명전시회’의 현장 모습.(사진=김중배 大記者)     © 한국건축신문

지난 7월 4일부터 일본 정부는 한국의 반도체회사들이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반도체 소재 3가지에 대해 수출 규제에 들어갔다.


약 8개월 전에 한국의 대법원이 “일본 기업이 식민지시대에 강제 동원했던 징용자(徵用者)에게 피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이후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게 요구한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간 협의’에 한국 정부가 무대응으로 일관하는데 대한 ‘불만’을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라는 방법으로 확대시킨 것이다.


이번에 일본 정부가 일으킨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강화’ 사태가 몰고 온 파장은 엄청났다. 삼성전자와 현대하이닉스 등 한국의 반도체회사들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소재들을 확보하기 위해서 일본 업체들은 물론 대만과 중국 같은 나라의 업체들을 찾아다니면서 ‘반도체 소재’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했다. 그렇게 하고도 삼성전자와 현대하이닉스는 간신히 당장 공장 문을 닫지 않을 정도의 물량밖에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산 소재’ 없으면 꼼짝 못하는 ‘한국 반도체산업’
이번 ‘반도체 소재’ 소동을 통해서 확인된 것은 “한국의 반도체산업이 세계 1위라고 큰소리를 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일본산 소재가 없으면 당장 공장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반도체 소재나 부품, 장비 같은 산업의 기반은 허약하기 짝이 없다”는 사실이다.


말하자면, 세계 1위라는 한국의 반도체산업은 일본산 소재와 부품, 장비가 없으면 꼼짝 조차 할 수 없는 사상누각(砂上樓閣) 또는 허상(虛像)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정부는 “앞으로 반도체산업용 소재와 부품, 장비 개발에 국가의 예산을 투입해 ‘자생력’을 키우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은 “무슨 자다가 봉창을 뜯는 소리냐” 하는 식이다.

 

삼성전자나 현대하이닉스 같은 회사들은 간신히 확보한 일본산 소재가 다 떨어지는 1~2개월 후면 꼼짝없이 공장 가동을 중지해야 하는 판에 몇 년씩 시간이 걸리는 ‘자생력 확보’ 얘기는 너무 한가한 얘기라는 것이다.


◆국내 조명산업도 ‘중국산 부품’ 없으면 조명기구 못 만들어
하지만 이런 국내 반도체산업의 현실은 국내 조명산업이라고 해서 조금도 다르지가 않다. 현재 국내 조명산업, 특히 조명기구 제조산업은 “중국산 부품이 없으면 작은 LED 다운라이트 하나도 만들 수 없는 지경”이기 때문이다.

국내 조명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국내의 조명부품산업이 이미 완전히 무너져 버렸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에서 부품을 수입해 오지 않으면 작은 조명기구 하나, 심지어는 샘플조차 만들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말이다.


물론 대만이나 베트남 등 중국을 대신할 수 있는 국가의 조명 부품 업체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대만은 1993~1996년 사이에 전체 조명업체의 80% 이상이 중국으로 회사를 이전한 상태이다.


베트남도 직접 부품까지 자체 생산하는 업체는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고 나머지는 중국에서 수입한 부품을 조립해서 조명기구를 만들어 시장에 내다파는 실정인 것으로 파악이 됐다.


그렇기는 하지만 한 국가의 조명산업이라는 것이 “중국산 부품이 없으면 작은 LED 다운라이트 하나도 제대로 만들지 못한다”라고 한다면 ‘너무나 한심한 상황’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것이 한국이 됐든, 대만이 됐든, 아니면 베트남이 됐든, 상황이 이렇다고 하면 그 나라의 조명산업이 제대로 돼가고 있다고 말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 시장의 규모만 늘린다는 것은 외국산 부품의 수입만 늘리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지금처럼 내수시장에 유통되는 조명기구 중 70~80%가 중국산 조명기구라면 내수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중국산 조명기구의 수입만 늘어나는 결과가 될 뿐이다.

 

 

더 큰 문제는 중국산 부품을 수입해서 조명기구를 만들어서는 해외시장에 수출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부품이 모두 중국산인데 조립을 한 곳이 한국이라고 해서 중국산 제품보다 더 비싼 가격에 구입 또는 수입해 가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까닭이다.


◆‘큰 일 당하기 전에’ 소재와 부품 생산기반 재건해야
이런 점을 종합해 보면 한국 조명산업을 제대로 육성하고 발전시키려면 소재, 부품, 장비를 국산화하고 그 소재, 부품, 장비로 만든 ‘한국산 조명기구’를 내수시장과 해외시장에 공급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시장 규모를 키울수록 외국 부품업체만 팔아주고 ▲외국의 소재, 부품, 장비가 없으면 꼼짝을 못하는 ‘한국 조명산업의 종속상태’만 갈수록 심해질 뿐이다. 한국 반도체산업처럼 “재주는 곰(한국 업체)이 부리고, 돈은 엉뚱한 사람(일본 업체)이 버는 상황”에서 좀처럼 벗어날 수가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래서는 “국내 조명산업을 육성할 이유도, 조명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을 할 명분도 없다”고 해서 조금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김중배 大記者

기사입력: 2019/08/05 [14:05]  최종편집: ⓒ architectur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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