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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소재·부품·장비 분야 육성해야 ‘한국 조명 재건’ 가능”
한국 조명산업은 중국서 수입하는 ‘부품’에 100% 의존하고 있어
한국건축신문 기사입력  2019/08/06 [09:30]
▲ 한국 조명은 중국산 부품으로 조립해 파는 것이 현실. 사진은 ‘2019 광저우국제조명전시회’ 중국 조명업체의 자동화생산기기.(사진=김중배 大記者)     © 한국건축신문

일본 정부가 7월 4일부터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3종류의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현재 확보한 3종의 반도체 소재들을 모두 사용하고 난 뒤에는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할 정도롤 급박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번에 일본이 한국을 대상으로 취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강화’ 조치는 원천기술과 소재, 부품, 장비 같은 ‘산업의 기본’을 갖추지 않은 채 외국(일본)에 의존해 시장점유율만 넓히는 식의 산업정책이나 사업방식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조명산업 쪽은 이 문제에서 자유로운 것일까?

 

 

 

한국 조명산업은 중국서 수입하는 ‘부품’에 100% 의존하고 있어
중국산 부품 없으면 ‘조명기구 샘플’ 하나도 못 만드는 게 현실
언제 닥칠지 모를‘그 때’ 대비해 ‘조명산업의 기본’을 갖춰야

 

 

 

한국의 반도체산업의 역사는 1965년부터 시작됐다. 그 해에 미국의 소기업인 ‘고미’가 간단한 트랜지스터를 생산하기 위해 한국에 합작 기업을 설립했다.


그 후 1983년에 삼성이 본격적으로 반도체산업에 진출했다. 삼성은 1984년 지금의 상호인 삼성전자로 회사의 이름을 바꿨으며, D램 시장에 뛰어든 지 9년만인 1992년 세계 최초로 64M D램을 개발하면서 D램 시장 세계 1위로 뛰어올랐다. 그 이후 삼성전자는 D램 시장 1위의 자리를 한 번도 다른 기업에게 내준 적이 없다.


◆일본산 소재‘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반도체산업의 민낯
이런 1992년 이후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걸어온 이력을 보면 “한국이 세계 1위의 반도체산업 국가”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지난 7월 초에 일본이 한국에 수출하던 반도체 소재 3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세계 1위”라는 한국 반도체산업의 실상이 낱낱이 밝혀졌다. “세계 1위의 반도체산업 국가”라는 말은 곧 거의 모든 반도체산업의 소재를 일본에게 최대90% 이상 의존하고 있어서 일본이 반도체 소재 3종만 수출을 규제해도 소재가 없어서 공장을 돌릴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얘기였다.


뿐만 아니라 반도체를 만드는데 필수불가결한 장비는 거의 100% 일본산 제품이고, 한국이 세계 제일이라고 말하는 OLED는 물론, 우리나라에서 차세대산업이라고 부르는 첨단산업 대부분이 일본의 소재, 부품, 장비가 없으면 꼼짝도 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의 반도체산업은 물론 대부분의 첨단산업이 일본의 손에 생명줄을 맡겨 놓은 빈껍데기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한국의 반도체산업을 비롯한 대부분의 산업은 일본이 장악하고 있는 각종 산업 분야의 소재, 부품, 장비를 팔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구조와 상황은 매우 위험한 것이다. 지금까지 큰 문제없이 한국에 반도체 소재를 공급하면서 높은 수익을 올리던 일본이 갑자기 변심해서 반도체 소재의 수출 규제 강화를 들고 나온 것처럼 언제든지 일본이 마음을 먹기에 따라 한국 반도체산업의 흥망과 생사를 쥐고 흔들 수가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정부에서는 앞으로 매년 1000억원씩 소재와 부품, 장비 등 기초산업 분야의 자생력 강화를 위해 투자하겠다면서 ‘자생력 키우기’를 해법으로 들고 나왔다.


하지만 이런 ‘자생력 키우기’는 장기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그 성공가능성 역시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해당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당장 1~2개월 후면 그동안 확보한 반도체 소재가 바닥을 드러내고, 그렇게 되면 소재가 없어서 당장 반도체 생산라인을 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많은 시간이 필요한 ‘자생력키우기’를 들고 나온다는 것은 너무 ‘안일한 얘기’라는 것이다.

 

 

 

이미 ‘때 늦은 후회’가 돼버렸지만, “진작부터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것을 대비해서 반도체 같은 핵심산업에 꼭 필요한 소재와 부품, 장비 부문의 자체 생산능력을 진작부터 키웠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런 경고가 업계에서 나왔는데 정부나 해당 기업이나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가 화를 자초했다는 말이다.


◆‘한국조명산업’, 중국산 부품에 전적으로 의존해
그렇다면 국내 조명산업은 이런 상황으로부터 벗어나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절대로 그렇지가 않다”라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한국의 조명산업은 반도체산업보다 더 허약한 산업 기반 위에 서 있을 뿐만 아니라,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거의 붕괴된 상태여서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 것인지 모를 정도라는 것이 조명업계 관계자들의 중론(衆論)이었다.


예를 들어서, 현재 조명산업과 조명시장의 대세는 LED조명이다. 그리고 LED조명의 기본은 LED칩과 패키지, 그리고 LED모듈이다. 이 LED모듈이 있어야 LED 조명기구에 들어갈 광원을 만들고, LED 광원이 있어야 비로소 LED조명기구를 만들 수가 있는 것이다.


또한 LED칩의 품질을 결정하는 LED 칩과 모듈의 색온도, 연색성은 청색LED와 함께 결합해서 백색LED를 만들어내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LED형광체의 품질에 좌우된다. 그러므로 품질 좋은 형광체가 없이는 품질 좋은 LED칩과 모듈도 만들 수가 없다.


또한 LED 소재를 이용해서 LED 칩을 만들려면 생산성이 우수하고 신뢰도가 높은 고가의 장비인 MOCVD가 필요하다. 아울러 MOCVD로 만들어낸 LED 칩을 하나하나 검사해서 제 품질을 내는 LED칩을 골라낼 수 있는 테스트장비, 조명기구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측정장비도 있어야 한다.


이런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요소들이 서로 결합해서 가치사슬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LED조명산업의 기본구조임을 생각한다면, LED조명 산업이나 LED조명 사업에 대해 ‘운운’하기 전에 LED조명을 만드는데 기본이 되는 소재, 부품, 장비와 LED조명 광원에 대한 원천기술의 확보는 필수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런 LED조명용 소재와 부품, 장비, 원천기술 없이 하는 LED조명산업이나 LED조명 사업은 말 그대로 사상누각(砂上樓閣)인 동시에 부가가치라고는 형편 없는 ‘단순조립산업’에 불과하다고 말해서 조금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국내 조명산업의 현실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궁금한 것은 한국 조명산업의 소재 부문 상황이다. 그 핵심은 기술의 자립도와 소재의 자급자족 여부이다.


이 부분에서 한국의 조명산업은 거의 제로(0) 상태라는 것이 조명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LED 조명의 광원을 제조하는데 가장 기초가 되는 LED 형광체의 경우, 국내에서 이런 사업을 하는 업체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찾아보면 1~2개 정도는 있을 수 있겠지만 품질과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었느냐고 하면 거의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다.

 

◆‘LED광원’ 안 만드니 소재와 장비도 필요가 없어져
특히 국내에서 LED 칩을 직접 생산하는 경우가 찾아보기 어렵고, 있다고 해도 그 생산량이 많지가 않기 때문에 LED형광체를 생산하는 업체가 지속성을 갖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또한 중국의 MLS나 대만의 에버라이트 같은 업체들이 LED 칩의 중저가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고품질의 LED칩과 모듈은 미국의 크리(Cree) 같은 극소수의 외국 업체가 장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러니 LED 형광체는 수요조차 거의 없는 실정이나 다름이 없다고 한다.


이런 상황은 삼성전자나 LG이노텍같은 대기업에서 조명용 LED칩과 모듈 생산에서 철수한 것과도 무관하지가 않다. 삼성전자는 2014년에 조명용 LED산업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며, 2015년에는 해외 LED 조명시장에서 모두 철수했다. 국내 LED조명 사업은 겨우 명맥을 잇고 있지만 사업 내용은 식물생장용 LED칩이나 모듈처럼 일반조명용 LED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LG이노텍은 2018년 2월에 LED조명용 전원사업에서 손을 뗀다는 방침을 정했고, 2018년 12월말까지 사업을 마무리지었다.


게다가 2019년 4월에는 LG디스플레이가 일반조명용 OLED 사업에서조차 경북 구미에 있는 5세대 OLED 전용라인에서 생산하는 조명용 OLED를 단계적으로 축소해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보면 국내의 조명용 LED 및 OLED 광원 제조사업은 거의 막을 내린 상태라고 해서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처럼 LED조명용 광원조차 만들지 못하는 상황에서 LED조명을 만드는데 필요한 형광체 같은 소재 MOCVD 같은 장비 제조 분야는 더더욱 말을 할 필요조차 없다고 하겠다.


◆‘중국산 부품’수입은 급증한 상황
이와 같이 국내 조명용 소재, 부품, 장비의 제조 기반은 거의 완벽하게 무너져 버린 것이 지금의 국내 조명산업의 상황이다. 그 결과 국내 조명업계와 조명업체들이 조명용 부품은 중국산에 의존하는 경향은 더욱 강해졌다.

 

 

지난 6월 9일부터 12일까지 중국 광동성 광저우시에서 열렸던 ‘2019 광저우국제조명전시회’ 기간 중 기자가 직접 방문해서 면담했던 중국 조명업체의 고위 관계자들은 “2~3년 전부터 한국 조명업체들이 조명기구를 수입하기보다는 부품을 수입해 가는 사례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일부 중국 조명업체 관계자들은 “조명기구를 구입해 가는 경우에도 완성품이 아니라 부품 형태로 분해해서 가져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국내 조명업계 관계자들은 2가지 요인을 들어 설명했다. 첫째는 “국내 조명용 부품 제조 기반이 완전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와해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작은 조명기구 샘플 하나를 만들려고 해도 중국에서 부품을 들여오지 않으면 만들 수가 없다”고 한다.


두 번째 이유는 중국에서 완성품을 들여오려면 안전인증을 먼저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인증이 없는 중국산(중국이 아닌 외국산 포함) 조명기구는 세관에서 검사에 걸리기 때문에 국내 조명업체들이 안전인증을 받지 않고도 수입이 가능한 부품 형태로 조명기구를 분해해서 수입해 온다는 얘기였다.


이렇게 하면 안전인증을 받지 않고 부품을 들여다가 국내에서 조립을 한 뒤 안전인증을 취득하지 않고 시장에 우회적으로 공급할 수가 있다는 것이 조명업계 관계자들의 생각이었다.


셋째는 ‘국산화’를 하기 위해서라는 의견이었다. 중국산 부품을 수입해 오더라도 한국에서 조립을 하면 ‘한국산’이라고 말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은 인건비가 높기 때문에 조립비가 많이 들어서 전체 조명기구 생산비 중 50% 이상을 한국에서 만들었다고 말하기가 좋다는 것이다.


또 조달시장에 조명기구를 공급하려면 ‘한국에서 생산했다는 직접생산증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산 조명기구를 몇 개의 덩어리(벌크)로 분해해서 들여오는 것이 여러모로 조명업체들에게는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보면, 현재 국내 조명산업은 소재, 부품, 장비 같은 기초산업 부문은 거의 제로(0) 상태로 제조 기간을 상실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LED칩과 LED 패키지, LED 모듈 같은 광원 부분이 전멸한 지경이다 보니 LED 칩이나 패키지, 모듈의 제작에 필요한 LED 형광제 같은 소재와 LED 드라이버 같은 부품, MOCVD 같은 장비 모두 ‘자립기반’을 상실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지금의 한국 조명산업이나 조명업계, 조명업체들은 ‘중국산 부품’을 들여와 간단하게 조립을 한 뒤 민수시장에 공급하거나, 특판시장에 공급하거나, 조달시장에 공급하는 ‘말 그대로 조립산업화’ 하고 말았다고 하겠다.


◆‘한국 조명산업’의 생존이 위험하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는 국내 조명산업이 생존력을 갖기 어렵다는데 있다. 첫째, 중국의 부품 가격이 계속 인상되거나, 중국 업체들이 한국 업체에게 부품 공급을 하지 않는다거나 할 경우, 국내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은 부품이 없어서 조명기구를 만들지 못할 수도 있다.


또한 중국의 조명업체들이 직접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경우, 부품을 중국에서 수입해 조립한 제품으로는 중국 조명기구와 내수시장에서 경쟁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도 문제이다. 또한 중국산 부품을 이용해서 만든 조명기구를 갖고 수출시장에 나가기도 쉽지가 않다. 즉, 한국 조명산업이나 조명업계, 조명업체가 중국과 중국 조명업체에게 종속되는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는 결론이다.


이런 상황은 “한국에 ‘진정한 의미의 조명산업’이 과연 존재하는가?” 에 대한 의문을 갖게 만든다. 이런 식이라면 한국에는 조립산업만 존재할 뿐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콘셉트의 조명산업, 제조를 기반으로 하는 조명산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서 조금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조명업계와 조명업체들 사이에서는 “조명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중국의 부품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에서 “조명산업을 육성하자”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를 가질까?


그것은 일부 국내 조명유통업체 관계자들이 말하는 것과 같이 “중국 조명기구 제조업체의 제품을 팔아주기 위해서, 중국 조명부품업체들의 제품을 팔아주기 위해서, 한국 조명업체들이 참 애를 많이 쓴다”는 지적처럼 “하면 할수록 한국의 조명산업 기반은 망가지고, 돈은 오로지 중국 업체들이 버는 격(格)”이나 다름이 없을 뿐이다.


◆‘한국 조명의 재건’은 소재, 부품, 장비 부문 육성에서 시작해야
이런 상태로는 한국의 조명산업이나 조명업계, 조명업체들에게 미래란 있을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조명산업 발전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면 무엇보다 한국의 조명산업을 “제조업 기반의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재건(再建)해야 한다”는 목표부터 분명하게 설정해야 한다.


그리고 “제조업 기반의 경쟁력을 갖춘 산업을 재건하려면 조명 소재, 부품, 장비 부문을 경쟁력 있는 분야로 다시 살려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원천기술이라는 요소를 추가해야 한다. 소재와 부품, 장비와 원천기술이 다시 갖춰졌을 때, 한국의 조명은 비로소 육성, 발전시켜야 하는 의미를 갖는 산업으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다.


이런 심모원려와 장기적인 계획, 그리고 현실에 맞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조명 기업에 대한 지원과 육성이 있을 때 한국 조명산업의 환골탈태는 비로소 가능해질 것이다.


그렇게 하기 전에는 조명에 광산업이나 광융합산업이라는 수식어를 추가하고 국가의 예산을 쏟아 붓는다고 해도 ‘한국조명산업’과 연관 산업인 광산업, 광융합산업의 현실이 달라질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다”라고 해도 과장된 말이라고 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김중배 大記者

기사입력: 2019/08/06 [09:30]  최종편집: ⓒ architectur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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