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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소재·부품·장비산업 육성하는 중국’
“형광체부터 자동화기계, 시험장비까지 자급자족하는 단계에 도달”
한국건축신문 기사입력  2019/09/16 [17:15]

 

▲ ‘2019 광저우국제조명전시회’에 참가한 중국 조명용 장비업체의 부스 전경.(사진=김중배 大記者)     © 한국건축신문

지난 7월 1일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에 대해 한 가지 중대발표를했다. 그것은 “일제 시대에 조선인을 강제징용한 일본 기업들이 강제징용을 당했던 징용공(徵用工)에게 해당 일본 기업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린 한국의 대법원의 판결에 한국 정부가 과거 1965년에 맺었던 ‘한일조약’에 맞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7월 4일부터 한국에 대한 반도체산업용 소재 3종의 수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 이후 7월 4일부터 시작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강화 조치에 따라서 한국의 반도체 회사들은 현재 확보한 반도체 소재를 다 사용하고 나면 당장 공장의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이번 ‘반도체 소재 사태’를 통해서 확인된 것은 어떤 산업이 됐든 소재가 없어서는 산업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이것은 수백 가지 또는 수천 가지에 이르는 반도체 소재 중 단지 3개에 대해서만 수출 규제를 강화했을 뿐인데도 반도체산업 세계 1위이며, 시장점유율이 70%가 넘는 한국의 반도체산업이 거의 올스톱(All-stop)이 될 정도의 상태에 빠져버리고 말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가 있다.


◆조명산업에서도 중요성이 높아지는 소재, 부품, 장비산업
그렇지만 이런 상황은 앞으로 세계의 조명산업과 조명시장에서도 얼마든지 벌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세계의 조명산업 가운데 조명용 소재와 부품, 장비에 대한 비교우위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국가가 그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의 조명산업을 쥐락펴락하는 시기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세계의 조명산업계에서 소재, 부품, 장비 부문의 절대적 비교우위를 차지하게 될 ‘문제의 국가’는 어디일까? 그것은 아마도 중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중국이 유달리 조명용 소재와 부품, 장비 관련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세계의 조명기업들은 조명기구를 만들어서 내수시장 또는 해외시장에 공급하는 것에 치중해 왔다. 그 대신 조명기구를 만드는데 필요한 광원(램프)과 부품은 소위 ‘세계 조명산업의 빅3(Big 3)'라고 하는 필립스(네덜란드), 오스람(독일), GE(미국) 등 3개 업체가 거의 독점적으로 생산, 유통, 공급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조명업체에서는 굳이 소재나 부품, 장비를 개발, 생산, 공급할 필요성을 느낄 수가 없었다. 이 3개 기업이 공급하는 아이템이 워낙 다양한데다가 품질과 가격경쟁력까지 뛰어났기 때문이다.


다른 국가의 조명업체들이 ‘국산화’ 차원에서 소재와 부품, 장비를 개발해서 생산하더라도 전 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하는 ‘빅3’ 3대 기업의 경쟁력을 앞지르기 어려웠던 것이다.


◆LED조명 소재, 부품, 장비 분야를 선도했던 일본의 현재 모습
그러나 1997년에 일본 니치아화학공업에서 나카무라 슈지 교수가 청색LED와 청색LED에 YAG 형광체를 결합시킨 백색LED를 잇따라 개발하면서 LED조명 시대가 열린 이후 세계 조명산업의 소재, 부품, 장비 분야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청색LED와 백색LED 등 LED조명에 관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이 LED조명용 소재와 부품, 장비의 개발, 제조, 공급에서 압도적인 우위로 업계를 선도해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백색LED를 만드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소재인 형광체, LED칩과 패키지, 모듈과 LED램프, LED 드라이버, LED칩과 패키지 모듈 생산에 필요한 장비인 MOCVD 등에 관한 기술을 모두 일본의 기업들이 선점해서 세계 LED조명 시장을 선도했다.


그러나 이런 일본 우위의 상황은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중국이 새롭게 LED조명 시장에 진입하면서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LED조명기구와 램프, 부품이 등장했다.


그렇게 되자 많은 수의 일본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이 일본에서 조명기구를 만드는 대신 저렴한 가격의 중국산 조명기구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일본에서 조명용 소재와 부품, 장비의 수요는 빠른 속도로 감소하게 됐다.


특히 중국 정부가 강력한 LED조명 육성정책을 추진하면서 MOCVD 장비를 구입하는 비용 중 상당부분을 정부가 지원하자 중국의 LED조명 업체들은 MOCVD를 구입해서 자체적으로 LED칩과 패키지, 모듈을 생산해 완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로써 일본의 LED조명용 소재, 부품, 장비 제조업계와 업체들은 매출 감소라는 현실에 처하게 됐다. LED조명기구에 이어 LED램프와 LED조명용 소재, 부품, 장비의 수요가 줄어들자 일본의 LED조명 업계도 축소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됐다.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의 소재, 부품, 장비 부문
이런 상황에서 급부상하기 시작한 것이 중국이다. 중국은 저렴한 가격의 LED조명기구로부터 시작해서 LED램프, LED부품 순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왔다. 그리고 여기서 멈추지 않고 LED조명용 소재, 부품, 장비를 직접 생산하는 단계로 나가고 있다.

 

이렇게 중국의 조명업계가 LED조명의 소재, 부품, 장비를 직접 생산하는 단계로 나가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중국의 임금 및 생산비용의 빠른 상승이다.


중국의 최저임금은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지난 10년 동안 급속하게 상승해서 광저우와 같은 도시지역의 경우 월평균임금이 4000~5000위안(한화로 환산해서 80만원 내외)에 이르고 있다.


이런 임금 상승을 상쇄하기 위해 중국 조명업체들이 택한 3가지 대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생산설비 자동화이다. LED램프와 LED드라이버, LED칩과 패키지, 모듈의 생산을 자동화설비로 대체함으로써 중국의 조명업체들은 인력을 줄이고 제품의 생산단가를 낮추는 반면, 제품의 가격을 인하하는 이중 삼중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여기에 LED조명 소자와 조명기구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각종 장비를 직접 만들고, 나가서 LED조명에 사용하는 LED칩과 패키지, 모듈의 품질을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형광체를 비롯한 각종 소재들까지 자체 생산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런 중국 조명업계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준 것이 지난 6월 9일부터 12일까지 중국 광동성 광저우 시에서 개최됐던 ‘2019 광저우국제조명전시회’이다. 이 전시회의 13개에 이르는 전시장 가운데 1-1번홀은 LED조명용 소재, 부품, 장비 제조업체들의 전시 부스로 할애가 됐다. 올해는 이 1-1번 홀 전체가 LED조명용 소재, 부품, 장비 업체들의 부스로 가득 채워졌다. 이것은 최근 3년 동안 열린 ‘광저우국제조명전시회’가운데 가장 참가업체 수가 많은 것이었다.


◆중국, 세계 조명산업에서 ‘1극체제’ 구축 할수도
그러나 이런 중국 조명업계의 LED조명 소재, 부품, 장비의 육성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 결과 멀지 않은 미래에 중국은 조명용 소재, 부품, 장비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국가로서 자리를 굳힐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인다.

 

만일 중국의 조명산업이 소재와 부품, 장비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면 세계의 조명산업은 ‘중국’이라는 하나의 꼭지점 아래 예속되는 상황을 맞을 수가 있다. 조명용 소재와 부품, 장비를 중국 안에서 모두 자급자족하게 된다는 것은 다른 국가의 조명업체들은 중국 조명업체들과 원자재, 부품, 완성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치사슬에서 중구과 경쟁할 입장이 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까닭이다.


이런 관점에서 앞으로 세계 도명산업의 관점은 중국이 조명용 소재, 부품, 장비 분야를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품질 있게, 얼마나 경제적으로 키워나갈 것인가, 그리고 그 완성시점은 언제가 될 것인가에 집중될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특히 중국과 경쟁관계를 이루고 있는 일본, 대만, 그리고 가장 강력한 중국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과 인도 같은 국가에서 조명용 소재, 부품, 장비 분야의 육성 경쟁에 나서지 않거나, 그 시기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중국의 소재, 부품, 장비의 독점 체제는 더욱 가속화 될것이 분명하다.
/김중배 大記者

기사입력: 2019/09/16 [17:15]  최종편집: ⓒ architectur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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