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문을 연 서울시 도봉구의 쌍문채움도서관의 내부.(사진제공=서울시 도봉구청) © 한국건축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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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계 여러 국가는 물론 기업, 개인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추진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솔루션 등 다양한 기술들을 활용해서 기존의 전통적인 운영 방식과 서비스를 디지털 방식으로 혁신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디지털 전환의 사례로 그동안 아날로그 방식으로 처리하던 일을 디지털 방식으로 바꿔서 처리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뉴스를 종이신문 대신에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보는 것이다. 종이책 대신 전자책(e-book)을 보는 것도 디지털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손으로 쓰던 편지 대신에 이메일이나 스마트폰 카톡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가는 대신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디지털 전환에 속한다.
◆‘종이책’을 선호하는 사람이 응답자의 70%
그렇다면 이런 디지털 전환은 실제로 어느 정도나 이뤄지고 있을까? 이런 궁금증에 대한 답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최근에 나왔다.
우리나라에 인터넷이 도입되던 초창기인 1995년부터 다양한 인터넷 사업을 펼치고 있는 엘림넷의 온라인 설문조사 플랫폼 자회사인 나우앤서베이가 최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사회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디지털 전환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소비자들이 아날로그 방식으로 만든 종이책을 더 선호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나우앤서베이는 최근 사람들이 전자책인 e-book과 종이책 중 어떤 것을 더 선호하는가에 대해 조사를 했다. 그 결과 2020년 2월 5일부터 2월 18일까지 자체 패널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대답한 전체 응답자 1905면 가운데 82%가 e-book을 읽어본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읽어보지 않았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18%였다.
‘e-book’을 주로 이용하는 경로는 1위가 온라인 도서 사이트(40%), 2위가 네이버 시리즈(21%), 3위가 카카오 페이지(20%)인 것으로 나타났다.‘e-boo’k에 대한 만족도에 대해서는 42%가 만족한다고 대답했고, 불만족이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9%였다.
그러나 “e-book과 종이책 가운데 어떤 형태의 책을 ‘선호’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 중 70%가 ‘종이책’이라고 대답한 반면, ‘e-book’이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30%에 불과했다.
이것은 인터넷이 보편화된 지 이미 40~30년이 되었고, 최근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에는 아날로그는 올드 패션(Old fashion), 디지털은 첨단(New fashion)이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의외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종이책’은 일기가 더 편하고 소장하는 즐거움도 더 커
그렇다면 이런 결과가 나온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e-book이나 종이책을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라고 묻는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의 대답 속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book'을 종이책보다 더 좋아한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그 이유로 1위 휴대하기 편리하다(51%), 2위 편리한 기능이 많다.(19%), 3위 가격이 저렴하다(13%)는 것을 꼽았다.
반면에 ‘종이책’을 더 선호한다고 대답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1위 보기에 더 편하다(56%), 2위 소장하는 즐거움이 있다, 3위 도서관을 이용하기에 편하다(5%)는 것을 이유로 꼽았다.
이런 응답자들의 대답을 종합하면 ▲사람들이 ‘e-book'을 직접 읽어본 사람이 응답자 중 80%를 넘을 정도로 'e-book'이 많이 공급됐지만 ▲아직도 응답자의 70%가 ’종이책‘을 더 선호하고 있고 ▲’종이책‘을 선호하는 이유는 읽기 편하고 자기가 소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반면에 ‘e-book’은 사람들이 많이 접해보기는 했지만 휴대하기 간편하고, 편리한 기능이 많고 가격도 저렴하지만 “책을 읽는다”는 기본적인 관점에서 볼 때 불편한 점이 있고, “책을 소장한다”는 개념이 희박하다는 것이 극복해야 할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나우앤서베이의 설문조사 결과는 디지털 전환기에도 불구하고 ‘e-book'보다 ‘종이책’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더 많은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를 보여준다.
요약하자면, 아무리 디지털의 시대이고, 디지털 전환이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는 시대이라고 해도 책은 읽기에 편해야 하고, 책을 소장하는 기쁨이 ‘e-book'을 간편하게 휴대하는 장점보다 더 앞선다는 것이다. 역시 책은 읽어야 맛이고, 좋은 책은 돈을 더 주고라도 사소 소장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은 옛날 사람들이나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라고 하겠다.
출처: 엘림넷
/김중배 大記者. 조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