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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중문대 경영대학원, ‘중국 가족기업의 경영에 대한 연구 결과’ 발표
“가족의 경영 개입이 비정상적인 거래 발생과 연관성이 적다”는 결과 나와
한국건축신문 기사입력  2020/05/21 [12:25]

 

▲ ‘2019 광저우국제조명전시회’에 참가한 중국 조명업체의 부스.(사진=김중배 大記者)     © 한국건축신문

국내 중소기업 가운데는 가족들이 경영에 참여하는 ‘가족기업’들이 적지 않다. 이런 사정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과 대만, 홍콩, 싱가포르,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핀란드와 같이 경제가 발전하고 중소기업이 많은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기도 하다.

 

서양에서도 기업을 가족 또는 가문이 소유하거나 경영하는 경우는 흔하게 발견된다. 예를 들어 월마트, 폭스바겐, 포드 등과 같은 기업들이 대표적인 가족 소유 기업으로 유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나 가문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인식과 이미지, 평판은 그다지 우호적인 편이 아니다. 특히 아시아권을 비롯한 신흥 시장에서는 가족이 기업을 소유하는데 대한 평판이 좋지 않다.


가족이 기업을 소유하는 것에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가족 출신 경영인이 전문 경영진인보다 경영 성과가 좋지 못하고, 종종 투자자들의 이익에 반하거나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는 나쁜 결정을 내린다”고 지적한다.

 

이런 시각이 퍼져 있기는 우리나라도 대동소이한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기업 경영에 가족이 참여하는 것을 금기처럼 여기는 풍조도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이런 흐름은 가족이나 가문이 기업을 소유하고 경영하는 것을 어느 정도는 긍정적으로 보는 일본이나 대만, 이탈리아, 스페인 같은 나라와는 사뭇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가족이 기업을 소유하고,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과연 문제일까? 최근에 홍콩중문대 경영대학원이 내놓은 조사, 연구 결과는 이런 의문에 가장 정확한 대답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최신의 자료라고 할 수 있다.  

 

가족 소유 기업이 상당한 수준의 거버넌스 문제를 안고 있다는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홍콩중문대(CUHK) 경영대학원 연구팀은 중국계 가족 소유 기업의 경우 가문에 소속된 고위급 경영자들의 각종 거래가 상대적으로 덜 문제를 일으키며 이것이 소수 주주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가족 소유 방식과 기업 거버넌스’라는 제목의 이번 연구는 판보훙(范博宏) 홍콩중문대 경영대학원 회계재무학과 교수가 호주 퀸즐랜드 경영대학원 선임 강사인 유신 박사와 함께 수행했다.

1200곳 이상의 중국 민간 상장기업을 분석한 판 교수 연구팀은 가족들이 가지고 있는 기업의 소유권 분할, 배분이 각각 소유주와 투자자 입장에서 기업 거버넌스를 어떻게 강화 혹은 약화시키는지를 연구했다.

 

◆가족 구성원 간 내분

이 연구는 가족 소유 기업 내 갈등을 크게 3가지로 분류했다. 일단 소유주와 경영진 사이의 갈등, 그리고 소유 가족과 소수 주주와의 갈등은 잘 알려진 것들이다.

 

그러나 연구진은 가족 규모가 커지고 다양한 구성원들이 소유권을 가지게 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고 봤다. 일례로 본인의 이익만 추구하는 특정한 가족 구성원이 기업의 자원을 독점해 나머지 구성원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갈등을 감안해 연구진은 가족 구성원의 경영 참여 정도가 자산 인수 및 매각, 상장기업의 재화 및 서비스, 주식, 현금을 이해당사자와 거래하거나 매각, 지급하는 등 ‘이해관계자 간 거래’ 빈도 증가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분석했다.

 

이러한 거래는 통상적으로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간주된다. 만약 가족이 경영에 개입하는 것은 곧 기업 거버넌스 약화와 지대 추구의 징후라 가정할 경우, 가족 개입 범위를 넓히는 것은 보다 노골적인 형태로 사익을 편취하는 이해관계자 간 거래가 될 수 있지만,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는 게 판 교수의 설명이다.

 

판 교수는 “기업을 소유한 가족의 경영 참여 범위가 넓고 회사 현금 흐름과 경영 결정권이 주로 가족 내에 있는 경우, 소수 주주들을 착취할 가능성이 있는 이해관계자 간 거래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가족의 경영 참여와 의심스러운 이해관계자 간 거래와의 연관성은 시장 거버넌스가 약한 기업일수록 두드러졌다. 가족 구성원이 기업 소유주이거나 경영진에 더 많이 포함될수록 의심스러운 이해관계자 간 거래 발생 빈도가 낮았다.

 

판 교수는 이어 “연구진이 분석을 위해 설정한 특정 기간 동안 상장기업 간 이해관계 연관 대출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정부 규제가 강화된 적이 있다. 그 결과 규제 도입 전에는 기업 소유 가족의 경영 참여가 이해관계 연관 대출 빈도를 낮췄다. 그러나 규제 도입 이후 이러한 효과는 사라졌으며, 이는 곧 기업 소유 가족의 경영 참여가 기존의 취약한 공공 거버넌스를 대체하는 중요한 민간 거버넌스 매커니즘이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낙수효과에 따른 혜택

판 교수는 “가족 경영 기업이 대체적으로 가족 구성원의 이해나 이익에 부합하고 내부 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들을 도입하며, 이러한 거버넌스 관련 제도들이 종종 다른 주주들에게 낙수 효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경영진에 속한 가족 구성원들이 해당 기업 주식을 소유하고 있지 않는다면 이러한 가족 거버넌스 효과는 약화되거나 심할 경우 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거버넌스 효과는 창업자의 형제, 자매나 부모가 기업 경영에 참여할 경우 더 강해지며, 자녀가 참여할 때는 약화되었다. 판 교수는 “이 같은 연구 결과가 문화권을 막론하고 가족 소유 기업의 창업자는 경영 관련 결정을 내릴 때 자녀보다 가문의 어른들에게 자문을 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창업자의 배우자의 경영 참여와 의심스러운 이해관계자 간 거래 빈도 증가나 감소와는 연관이 없었지만, 먼 친척이 참여할 경우 관련된 거래가 크게 줄었다. 이는 가족의 목표와 추구하는 가치가 다양하며 혈연관계가 가깝지 않을수록 신뢰가 사라진다는 관점을 뒷받침한다. 따라서 창업자와 덜 가까운 친척일수록 기업 경영에 보다 집중할 수 있다.

 

판 교수는 향후 연구와 관련해 “이번에 나온 결과는 가족 거버넌스의 효율성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기업 소유에 따른 인센티브와 경영 능력이 모두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는 기업을 소유한 가족이 소수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다수의 부정적 견해와는 상반된 부분”이라면서 “다만 본 연구진은 가족 소유와 경영을 넘어서는 특정한 가족 거버넌스 매커니즘, 즉 가족의 이익을 이끌어내고 구성원 간 갈등을 줄일 수 있는 매커니즘에 대해서는 아직 다루지 않았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런 홍콩중문대 경영대학원의 연구는 가족 소유 기업이 갖고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무엇보다 이 세상의 모든 기업은 모두 어떤 가족의 구성원 한 사람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가족이 소유한 기업에 대한 시각도 좀 더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지는 않을까?


※참고: Fan, Po Hung Joseph P. H. and Yu, Xin, Controlling Family and Corporate Governance(2019년 11월 1일). 다운로드: https://ssrn.com/abstract=3488539
/김중배 대기자(大記者)

 

 

 

 

기사입력: 2020/05/21 [12:25]  최종편집: ⓒ architectur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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