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배. 한국조명신문 발행인 겸 편집인. 大記者. 조명평론가. © 한국건축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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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계 기술 및 산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분야는 단연 ‘자동차’입니다.
그 이유는 미국의 ‘자동차 왕(王)’으로 불렸던 헨리 포드가 1903년에 세계 최초의 양산 대중차인 ‘포드 모델 T’를 내놓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자동차시대’가 새로운 동력원인 ‘전지’를 사용하는 ‘전지 자동차세대’로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전지 자동차시대’를 이끄는 것 주인공이 ‘니콜라’와 ‘테슬라’라는 2개의 미국 신진 자동차 회사라는 점입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니콜라’와 ‘테슬라’가 그동안 걸어온 길과 사업 내용, ‘전지 자동차’에 대한 접근방법은 서로 다릅니다.
◆ ‘전기 배터리 자동차’의 총아 ‘테슬라’
두 회사 가운데 먼저 창업한 것은 ‘테슬라’입니다. ‘테슬라’는 200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서 마틴 에버하드와 마크 타페닝가 창업했으며, 2004년 페이팔의 최고경영자이던 일론 머스크가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일론 머스크의 높은 유명세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테슬라’가 추구하는 ‘전지 자동차’의 접근방향은 휘발유나 경유 같은 화석연료 대신 이산화탄소나 온실가스가 나오지 않는 ‘전기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전기자동차’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무공해 전기’로 충전한 ‘전기 배터리’로 자동차를 움직이게 하겠다는 것이지요.
이런 구상 아래 ‘테슬라’는 ‘효율이 좋은 전기 배터리’를 개발하고, 여기에 미래 자동차의 필수 아이템인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전기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입니다.
이를 위해 ‘테슬라’는 직접 기술도 개발하고 자동차 제조 시설도 갖춰서 디자인이 멋진 모델3를 비롯해 여러 종류의 자동차를 만들어 출시했습니다.
이런 ‘테슬라’의 움직임에 대해 최근까지 투자자들이 보여준 반응도 긍정적인 편입니다.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들어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면서도 3월의 121.60 달러에서 9월 중순 449.39 달러로 대폭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9월 22일의 ‘배터리데이’에서 “3년 내 반값 전기차를 양산하겠다”고 발표한 다음날 주가가 오히려 10.34%나 떨어지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이번 ‘배터리데이’에 ‘테슬라’가 무엇인가 획기적인 기술이나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던 투자자들의 예상과는 달리 “이렇다 할 내용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그렇기는 하지만 ‘테슬라’가 ‘전기 자동차’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며, 화제와 관심을 거의 독차지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최근에 들어서 ‘전기 자덩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낮아지고, “전기 자동차라고 해서 100% 이산화탄소 프리(Free)는 아니다”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은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하겠습니다. 이것은 전기 자동차의 동력(동력)으로 사용되는 ‘전기 배터리’에 사용되는 전기가 대부분 화석연료를 사용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 ‘수소연료전지 트럭’의 선두주자 ‘니콜라’
반면에 ‘테슬라’보다 늦게 2014년에 트레버 밀턴에 의해 설립된 ‘니콜라’는 차세대 자동차 에너지로 주목을 받는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하는 ‘수소전기 자동차’를 개발 중입니다.
‘수소전기 자동차’는 물을 전기분해해서 얻은 수소와 산소를 결합시킬 때 나오는 에너지로 엔진을 움직이는 전기 자동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소전기 자동차는 이산화탄소 대신 수소와 산소가 결합할 때 생기는 물(H2O)만 배출하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자동차’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편 ‘니콜라’가 개발에 주력하는 자동차가 ‘테슬라’ 같은 승용차가 아니라 ‘상업용 트럭’이라는 점도 차이가 나는 부분입니다. ‘니콜라’의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의 주장에 따르면, 주로 시내에서 주행하는 승용차와 달리 장거리를 운행하는 상업용 트럭은 장거리를 달릴 수 있는 동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전기 배터리’를 달고 장거리를 가려면 그만큼 많은 ‘전기 배터리’를 싣고 다녀야 하는데 승용차에는 그렇게 많은 ‘전기 배터리’를 실을 공간이 없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장거리를 달려야 하는 ‘상업용 트럭’에는 ‘전기 배터리’보다 무게가 가볍고 수명이 더 긴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하는 ‘수소전지 자동차’가 제격이라는 얘기입니다.
이런 장점이 부각되면서 ‘니콜라’에는 최근 많은 투자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주가 역시 올해 3월 9일에는 11.76 달러였지만 6월 9일에는 79.73 달러로 3월 9일 대비 677.97%나 올랐습니다. 그만큼 ‘니콜라’의 ‘수소연료전지 트럭’의 미래가 밝다고 투자자들이 인정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니콜라’의 ‘좋은 시절’은 길지가 않았습니다. 지난 9월 21일 ‘니콜라’의 주가는 27.58 달러로 장(場)을 마감했습니다. 최고점이었던 6월 9일 대비 34.59% 수준으로 폭락한 것입니다. 주가의 하락률은 무려 65.4%에 이릅니다.
그렇다면 6월 9일부터 9월 21일 사이에 ‘니콜라’에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요?
◆ ‘자기 기술 없는 니콜라’를 폭로한 힌덴버그 리서치
그 원인을 제공한 것은 공매도 전문 투자그룹인 힌덴버그 리서치라는 곳입니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지난 9월 10일 이 업체는 지난 10일(현지시각) ‘니콜라 : 수많은 거짓말로 미국의 가장 큰 완성차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는 법’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놓았습다.
이 보고서에서 힌덴버그 리서치는 트레버 밀턴 창업자가 “수소 가격을 ㎏당 16달러에서 3∼4달러까지 낮췄다”고 주장했지만 “레버 밀턴이 지난 7월 ‘링크트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수소를 생산하고 있지 않다’고 인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니콜라가 2018년 1월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동영상 ‘니콜라 원 인 모션(Nikola One in Motion)’에서 수소전기 세미트럭 ‘니콜라 원’이 달리는 모습도 사실은 트럭을 경사가 매우 낮은 언덕 위로 견인한 다음 굴린 것”이라면서 그 증거로 니콜라 전직 직원의 문자 메시지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사기꾼’ 소리를 듣던 ‘니콜라’의 창업자 트레버 밀턴은 사임했으며, 주가도 따라서 폭락했습니다.
이번 벌어진 ‘힌덴버그 리서치 보고서’ 파문은 잘 나가던 ‘수소연료전지 상업용 트럭’의 선두주자라는 ‘니콜라’에 대한 신뢰에 치명타를 입힌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이와 더불어 진짜 기술이 없는 업체가 시장의 눈을 속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합니다.
물론 ‘니콜라’가 앞으로 시장과 투자자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고 성공의 가도를 향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려면 적어도 ‘니콜라’가 자체 기술을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테슬라’와 ‘니콜ㄹ’와 관련해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정말 많습니다. 두 회사의 이름이 과거 토머스 에디슨과 직류전기 : 교류전기 전쟁을 벌였던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을 딴 것이라는 사실도 그런 스토리 중 하나입니다.
니콜라 테슬라‘는 세계 과학 역사상 ’가장 불우했던 천재‘로 알려진 분입니다. 그런 사람의 이름을 2개의 회사가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이 세상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 김중배. 한국조명신문 발행인 겸 편집인. 大記者. 조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