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슨콘트롤즈가 발표한 ‘2020 EEI 조사 결과’에 실려 있는 코로나19 관련 빌딩 투자 부문과 현황 도표.(사진제공=존슨콘트롤즈) © 한국건축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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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1일 국내에서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인이 된 이래 국내 오피스빌딩 부문은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오피스빌딩과 오피스에 대한 투자가 순식간에 멈춰섰다는 사실이다.
이런 투자의 중단현상은 국내 건축, 건설, 인테리어, 조명, 조경에 이르는 전 분야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새로운 빌딩의 건설이 멈추고, 오피스의 리노베이션이 중단되면서 국내 오피스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의 매출도 급격하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빌딩 투자업계에도 큰 변화를 불러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서, 스마트하고 지속 가능한 빌딩을 구현하는 글로벌 리더 존슨콘트롤즈는 최근 ‘2020 EEI조사(Energy Efficiency Indicator Survey)’ 결과, 빌딩 건강이 시설 관리자의 새로운 도전과제로 떠올랐으며 빌딩 투자 동인도 변화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74%에 달하는 응답자가 빌딩 시설투자를 결정할 때 재실자의 건강과 안전이 ‘매우 중요’ 또는 ‘꽤 중요’하다고 답했다. 팬데믹 상황에서 투자를 주도하는 데 있어 우선순위로는 에너지 비용 절감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및 다른 비상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함을 꼽았다.
존슨콘트롤즈는 매년 EEI 설문조사를 진행해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시설의 투자 현황과 계획, 주요 동인, 장애요소 등을 살펴본다. 올해로 14번째를 맞은 이번 조사에는 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해 미국 내 상업, 기관 및 산업 시설의 관리 임원 150여명이 참여했고 코로나19 현황 조사를 추가해 코로나19 관련 변화와 투자, 그로 인한 영향에 대해 질문했다. ‘2020 EEI 조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유연성 등 4대 요인이 ‘코로나19 시대’ 의 빌딩 투자 포인트
올해 조사에서 빌딩 시설투자 결정 요소 중 재실자의 건강과 웰니스에 대한 개선이 ‘매우 중요’ 또는 ‘꽤 중요’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74%에 달했다. 지난해 대비 12% 증가한 것이다.
응답자 중 81%가 팬데믹, 자연재해 등 다양한 비상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증진하는 것이 빌딩투자 시 ‘매우 중요’ 혹은 ‘꽤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63%의 응답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재실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투자에서 ‘매우 중요’ 혹은 ‘꽤 중요’하다고 답했다. 더불어 에너지 비용 절감이 ‘매우 중요하다’ 혹은 ‘꽤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85%에 달했다.
◆‘코로나19’ 빌딩 투자, ‘공기 처리’ 및 ‘환기’에 집중
각종 산업 및 보건 단체는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실내 공간에 다양한 변화를 줄 것을 권고했다. 실제로 응답에 참여한 조직 중 절반 이상이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실내 밀집도를 줄였을 뿐만 아니라 실내 공기질을 측정 및 평가하고 체온 측정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공기 정화 시스템을 증설했다.
EEI 조사에 참여한 시설 관리 임원 중 60% 이상이 공기 관리 솔루션을 도입하고 실외 공기 주입량을 높이며 빌딩 시스템과 설비를 다시 도입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관련 빌딩 투자
많은 빌딩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여러 시스템에 투자했거나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투자한 부문은 유연근무제로 응답자 중 약 70%가 이미 이에 투자했다고 밝혔고 이어 실내 공기질 측정과 실내 밀집도 줄이기에 60% 이상이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향후 투자 계획 중인 부문으로는 체온 측정 시스템과 비접촉 방식의 출입 접근 시스템, 사회적 거리두기 추적 시스템 등이 높은 응답을 얻었다.
◆재실률 줄었지만 빌딩 에너지 절감에는 큰 영향 안 미쳐
빌딩 내 외부 공기를 늘리거나 공기 정화를 늘리면 빌딩의 종류와 위치에 따라 에너지 사용량이 크게 증가할 수 있어 실질적인 에너지 효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사 결과 팬데믹 기간 빌딩 재실률이 크게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사용 절감을 20% 이상 이뤘다고 응답한 곳은 10%가 채 되지 않았다.
이런 조사결과는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오피스 조명기구 제조 및 설계, 시공 업체들에게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 그것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오피스빌딩과 사무실의 에너지 사용량은 크게 줄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것은 앞으로 오피스빌딩과 오피스에 대한 새로운 조명 수요가 잠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현재로서는 섣부르게 당정할 수 없지만,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오피스빌딩의 조명 수요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 해도 국내 오피스 조명업체들에게는 희망적인 메시지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이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