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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조명산업의 공급망 구조, 어떻게 달라질까?
“‘미국 그룹’과 ‘중국 그룹’이 서로 경쟁하는 시대가 될 것”
한국건축신문 기사입력  2021/04/02 [14:50]

 

▲ ‘2018 프랑크푸르트국제조명전시회’의 현장 모습.(사진제공=메쎄 프랑크푸르트)     © 한국건축신문

지난 1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을 한 이후 미국 정부는 지난 4년 동안 전개됐던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는 다른 정책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사실을 잘 보여준 예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 탈퇴했던 ‘파리기후협약’에 미국이 다시 복귀를 한 것을 꼽을 수 있다.


한편, 독일과 한국 등 전통적인 동맹국들과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던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는 달리 ‘적정한 선’에서 타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도 이런 변화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 동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계속돼 온 ‘갈드의 분위기’가 가라앉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왜냐 하면 미국이 중국을 가장 위협적인 경쟁국가로 상정을 하고 각종 대책을 수립하고 있는 모습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는 까닭이다.


예를 들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에 ‘행정명령’에 서명을 했다. 이 ‘행정명령’의 핵심내용은 미국이 핵심 전략 품목으로 꼽은 반도체를 비롯한 각 산업의 공급망 현황을 전면적으로 점검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이 첨단기술과 산업, 국방 등 국가의 생존과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의 소재, 부품, 완성품의 공급망을 새로 짜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서 미국은 전자산업이나 국방산업, 방위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필수적인 자원인 희토류가 제3국에 의해서 전쟁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미국 안에서 희토류를 자급자족하거나, 새롭고 안정적인 공급지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로 공급망을 바꾸는 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미국이 기존의 소재, 부품, 완성품 공급망에 변화를 주려고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한마디로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현실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미국은 중국과 국교를 정상화한 1979년 1월 이후 중국을 소재와 부품, 완성품의 공급지로 육성해 왔다. 미국은 이런 구상에 따라서 국교가 정상화된 초기 몇 년 동안에는 중국과의 교역에서 흑자를 냈지만 1988년부터 2020년까지 32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적자를 냈다.


이 기간 동안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낸 적자는 전통적인 우방국가라고 하는 일본과 한국에서 맨 무역 적자 규모보다 몇 배나 크다.

 

◆미국의 공급망 재편에 관한 3개의 시나리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공급망을 다시 짠다는 것은 3개의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미국의 공급망에서 중국을 아예 제외하는 것이다. 이것은 현재 미국에서 거론되고 있는 반도체 등 핵심전략품목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의 공급망에서 중국 제품을 100% 배제하는 것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반도체, 전기자동차, 수소연료전지와 같은 핵심 전략 물자 부문에서는 중국을 공급망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대신 일반품목은 공급망에서 배제하지 않는 방법이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첨단산업과 핵심 전략물자 부문, 공공부문에서는 중국을 공급망에서 완전히 배제하지만 일반품목과 민간부문에 대해서는 공급망에서 배제하지 않는 방안이다.


이 가운데 어떤 시나리오가 가장 선택 가능성이 높을 것인가는 현재로서는 쉽게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앞으로 미국과 중국 간 대결 구도가 완화되지 않을 경우에는 첫 번째 시나리오로 갈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는 점은 예상이 가능하다.


서로 협력, 공존, 공영을 할 수 없는 잠재적인 위협 국가에 어떤 명목이나 방법으로든 돈이 흘러들어가도록 놓아둔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미국은 ‘중국이 없는 공급망’을 새로 구축한다는 목표 아래 새 공급망에 참가할 국가들을 모으는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미국의 새 공급망은 참가하는 국가의 중요도나 비중에 따라서 3개 그룹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있다.


첫째 그룹은 제1그룹으로 새로 만들어지는 공급망의 중심을 이루는 그룹이다. 이 핵심 그룹에는 미국과 일본, 그리고 대만이 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본과 대만은 전통적인 미국의 우방인 동시에 미국과 더불어 세계의 첨단산업을 선도하는 국가들이다.


또한 그동안 미국이 추구하는 세계 전략이나 정책, 사업에 대해 항상 우포적인 입장을 나타낸 국가들이기도 하다.


그 다음은 제2그룹이다. 제2그룹에는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호주, 인도 캐나다와 같은 G7 또는 G20 국가들이 포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제3그룹은 제1그룹과 제2그룹에 들어가지 못한 미국 진영의 국가들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서 아세안 국가 중에서도 자유 진영에 속하며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 베트남과 같이 자유 진영은 아니지만 요즘 세계 공급망 사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국가들이 여기에 포함될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의 경우에는 반도체 분야의 삼성전자와 같이 세계 1위를 차지하는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제1그룹이나 제2그룹에 들어갈 자격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 한국 정부가 보여준 외교 행보를 감안할 때 한국 정부가 미국 중심의 새 공급망 안에 선뜻 들어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하면서 미국과 중국 두 국가 모두에게 지금과 같은 수출 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한국에게는 가장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일 한국 정부가 이런 입장을 고수하면서 등거리 외교를 계속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 양쪽으로부터 “우리 쪽 공급망 사슬에 들어올 것인지, 아닌지를 선택하가”는 압박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는 까닭이다.


◆미국과 중국 간 ‘공급망 경쟁’ 예상돼

한편 이런 미국의 새 공급망 짜기 전략에 대해 중국은 나름대로 ‘중국 중심의 공급망 짜기’ 전술로 대응할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의 공급망에 들어가지 않은 국가들을 모아 독자적인 공급망을 만들 것이라는 얘기다.


결국 세계의 공급망은 ‘미국 그룹’와 ‘중국 그룹’ 2개의 축으로 재편된 뒤 서로 규모를 키워나가는 경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공급망 재편은 반도체와 같은 핵심 전략물자 분야나 첨단기술 분야 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과 업종에서 함께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조명산업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그에 따라 앞으로 재편될 세계의 조명산업 공급망이 어떤 모습을 갖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중배 大記者. 조명평론가.

 

 


  

기사입력: 2021/04/02 [14:50]  최종편집: ⓒ architectur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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