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피자 가게인 누마 레스토랑의 실내 모습.(사진제공=RPM 프로젝트 스튜디오 & OGS slr)     © 한국건축신문

위치 : 이탈리아 로마.
종류 : 피자 가게.
면적 : 180㎡
클라이언트 : 누마 레스토랑.
디자인 : RPM 프로젝트 스튜디오.
언론홍보 : 이탈리아 OGS slr.
글 : 김중배. 조명과 인테리어 발행인 겸 편집인. 조명평론가.
사진 제공 : RPM 프로젝트 스튜디오 & OGS slr.

인류는 50억 년 전에 지구상에 등장했다. 그리고 문명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는 지구에서 오로지 창조성을 발휘해서 오늘과 같은 문명과 문화를 이룩했다.

이렇게 인류가 오늘날과 같은 문명과 문화를 이룩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인류학자들은 그 힘이 상상력과 아이디어, 그리고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집행 능력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이것은 상상력과 아이디어, 그리고 실행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원리는 건축과 인테리어, 그리고 조명 디자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가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디자인 회사가 있다. 그것은 이탈리아 로마에 자리 잡고 있는 RPM 프로젝트 스튜디오(RPM Proget Studio)이다.

그동안 RPM 프로젝트 스튜디오는 음식 공간의 디자인, 그리고 가구 및 스타일을 변경하려는 클라이언트들에게 훌륭한 아이디어와 디자인 및 시공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실감하게 만들어왔다.

이와 관련해서 RPM 프로젝트 스튜디오는 “음식 공간 프로젝트를 디자인하는  팀은 항상 장소와 고객의 요구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물론 전통, 기억 및 빈티지 장식으로부터 발생하는 특별한 마술을 발휘할 줄도 알아야 하지요. 그리고 디자인 프로젝트의 세부 사항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는  '장인의 접근 방식’을 클라이언트에게 보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미식 경험에 맞는 제안과 분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이탈리아의 로마에 있는 누마 레스토랑(Numa Restaurant)은 이와 같은 RPM 프로젝트 스튜디오의 디자인 철학이 최대한으로 발휘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누마 레스토랑은 고대 로마 중심부의 치르코 마시모(Circo Massimo)와 팔라티노 언덕(Palatino Hill)과 가까운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레스토랑은 2020년 12월에 오픈했으며, 180㎡의 공간에 90개의 좌석을 갖추고 있다. 그 가운데 35개는 옥외에 있다.

 

◆로마의 미식 전통을 공간에 담은 곳
이 혁신적인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됐는가에 관한 이야기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로마 요리사이자 레스토랑의 미식 제안의 영혼으로 꼽히는 창업가인 패트리지오 론고(Patrizio Longo)의 초대로 이 사업에 참여한 셰프인 데이비드 씨아네티(Davide Cianetti)가 한 언론매체의 기자와 나눈 대담 속에 잘 나타나 있다.

이 대담에서 기자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디자이너로서 요리사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씨아네티 셰프는 "진짜 재료로 '살아 있는'공간을 재현하는 것은 역사, 문화, 아름다움으로 가득찬 도시인 로마의 의무입니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우리의 전통 요리에도 적용됩니다. 이탈리아 전통 요리에는 다양한 요소가 서로 연결되고 얽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정통 지역 요리는 레스토랑 디자인에 사용된 목재, 유리, 대리석, 시멘트 타일과 같은 ‘진짜 재료’ 사이에서 틀을 찾아야 합니다. 말하자면 디자인적인 관점에서 ‘요리를 포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진정한 건축 양식과 이것이 바로 우리가 건물을 지을 때 RPM Proget과 공유하는 약속입니다.
이때 레스토랑의 위치가 고객에게 전달하는 진정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때때로 우리는 매우 아름답고 혁신적이며 기술적으로 디자인이 된 장소를 보게 됩니다. 그러나 그런 장소에서 우리는 낭만주의에서 무언가를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그것은 환대의 매력과 감각입니다.”

이런 우려 때문에 누마 레스토랑은 미식 요리에 중점을 둔 기술적인 길을 선택했다. 그 이유를 데이비드 씨아네티 셰프는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10년 동안 저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집처럼 편안하고 따뜻하게 맞이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늘날 이러한 유형의 장소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

이런 이유에서 누마 레스토랑은 고객에게 음식에 대한 더 간결하고 진정한 해석을 향한 요리사의 현장 경험을 가로지르는 여정의 합계를 제공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음식의 재료에서 본래의 맛을 이끌어내고, 재료의 자연스러움을 찾고, 존경심으로 작업하고, 기술적으로 완벽해지려고 노력한다. 이것을 데이비스 씨아네티 셰프는 “누마 레스토랑은 현대적인 기술로 만든 지역 요리를 제공하지만 전통적인 ‘진정한 영혼’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누마 레스토랑은 로마의 두 번째 왕인 누마의 이름을 따 점포의 상호를 지었다. 누마 왕은 장수한 사람, 철학자,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 전통의 창시자로 잘 알려져 있다.

누마 레스토랑의 입지도 레스토랑의 이름을 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사실 누마 레스토랑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골고루 갖춘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누마 레스토랑은 피아짜 누마 폼필리오(Piazza Numa Pompilio) 근처의 아벤티노 언덕(Aventino Hill)에 있다. 이것은 로마 역사의 심장부인 씨르코 마시모(Circo Massimo)에서 100 미터가 되지 않는 곳이다. 또한 로마의 미식 전통을 찾는 해외 고객의 원천인 FAO 본사 앞이다.

로마는 강한 미식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며 로마를 방문한 고객들은 다른 요리에 대해서도 환영하고 호기심이 많지만 항상 로마의 전통 요리로 돌아간다.

 

◆식민지와 서커스의 분위기를 실내에 연출해
누마 프로젝트는 진행되는 동안 여러 차례 수정되었다. 이런 누마 레스토랑의 위치에 관한 특성과 프로젝트 상의 특성에 대해서 RPM 프로젝트는 이렇게 설명했다.

“2015년에 설계 및 건설된 이 공간은 지난 5년 동안 몇 가지 중요한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그래서 RPM 프로젝트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레스토랑에 색다르고 눈부신 매력을 만들기 위해 이 레스토랑의 스타일을 변경했습니다.

우선 놋쇠 뚜껑이 달린 오픈 오븐으로 구성된 피자 코너를 레스토랑 중앙에 배치해서 고객들이 입구에서 바로 볼 수 있게 했습니다.

그래서 고객들은 피자를 만드는 각 단계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누마 레스토랑에서는 손으로 만든 품질의 피자와 ‘좋은 쇼’를 고객들에게 제공합니다.

누마 레스토랑은 피자 가게로서 훌륭한 천연 재료로 만든 음식과 특별한 요리법으로 미식가들을 만족시켜 드립니다. 뿐만 아니라, 로마의 피자 가게에서 놓칠 수없는 모든 진미를 제공하며, 이런 음식에는 고품질 수준이 있습니다.”  누마 레스토랑의 분위기에 대해서 RPM 프로젝트는 “이곳에는 식민지와 서커스의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레스토랑은 식민지 분위기입니다. 입구에 놓여 있는 안락의자는 꽃 장식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이곳에는 1950년대의 전통적인 미국식 셀린과 등나무 부채가 디자인 요소로 삽입되었습니다.

또한 로마의 씨르코 마시모(Circo Massimo)에서 펠리니(Fellini)의 추억에 이르기까지 서커스를 연상시키는 유색 다이아몬드 모양의 시멘트 타일을 삽입해서 바닥을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서커스는 사교와 즐거움을 나누는 장소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쇼와 모험을 위한 장소입니다.

레스토랑의 dehors에는 작은 수직 정원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겨자색과 나무색 베네치아 블라인드를 장식적인 요소로 선택했습니다.”

이런 대담을 통해서 우리는 누마 레스토랑이 셰프와 RPM  프로젝트 간의 긴밀한 의사소통과 협력을 바탕으로 설계되고 시공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누마 레스토랑은 고객에게 더 나은 미식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서 레스토랑의 리모델링을 결정했다. 그리고 리모델링을 맡는 RPM  프로젝트는 누마 레스토랑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디자인 대안을 제안했다.

그 결과 누마 레스토랑은 훌륭한 음식과 즐겁고 아름다운 공간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고급 레스토랑(Fine Dining)’으로 다시 태어났다.

/ 김중배. 조명과 인테리어 발행인 겸 편집인. 조명평론가.